남에 대한 배려: 뒤따라 오는 사람이 있으면 문을 닫되 다 닫지 마라
미국에서는 문을 열고 건물로 들어갈 때 뒤 따라오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문을 와서 문을 손을 잡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기본적인 예절로 되어 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미국에 있는 동안 이러한 기본예절을 익혔는데 막상 우리나라에 와서는 그대로 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문을 연 뒤 뒤따라오는 사람이 있으면 문을 연 채로 기다리고 있으면 뒷 사람은 문을 잡는 것이 아니라 슬며시 문을 통과한 뒤 저를 앞서서 걸어가곤 합니다.
참 나라마다 예절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문을 여닫는 것에도 남들에 대한 배려가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예기"를 읽다가 그에 관한 내용이 있더군요.
有後入者 闔而勿遂(유후입자 합이물수)
"뒤따라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문을 닫되 다 닫지는 말아라"
아무래도 옛날에는 문이 자동으로 닫히지 않기 때문에 뒷 사람을 배려해서 다른 사람이 문을 잡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고, 오히려 뒷 사람이 문을 통제할 수 있도록 문을 어느 정도는 닫아야 하고, 그렇다고 해서 꽉 닫으면 뒷 사람이 열기 어려우므로 다 닫지는 않는 것이군요.
예기는 동양고전 중에서 우리와 매우 친근합니다.
물건을 줄 때, 어떻게 해라. 특히 가위나 칼 같이 날카로운 것을 어떻게 주어라 하는 등 우리의 일상생활 예절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동양 사람으로서 한번쯤은 읽어보아야 할 고전입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배웠던 수많은 예의범절이 상당부분 예기에 그대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물론 부모님은 한자나 예기라는 고전을 전혀 모르시지만 우리의 문화권에서는 부지불식간에 깊이 배어있는 예의범절이 옛부터 죽 이어져 내려오던 것이더군요.
역시 옛날이나 지금이나 남을 배려하는 것이 예절의 근본임은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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