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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과 ESG, "돈쭐"내는 주주가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Posted by 약간의여유
2021. 8. 25. 11:26 돈벌고쓰고/투자

요즘 탄소중립이라는 말이 일상생활속으로도 퍼지고 있다.  사실 나도 먼발치에서 방관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주식투자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탄소중립이 내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느낀다. 당장 탄소중립을 위한 경영이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주식가격의 등락을 좌우하고 있다.

 

최근 ESG 경영이 테마로 등장함에 따라 주식시장의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기본적인 상식을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1. 탄소중립이란?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은 탄소제로배출(zero carbon emission)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탄소중립이 탄소제로보다 더 넓은 개념으로 보인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것은 탄소중립의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이란 산업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양 만큼, 대기의 탄소를 제거하여 +-합계(NET)를 0으로 만드는 것이다. 탄소중립이라는 의제가 나온 배경을 고려할 때, 탄소중립은 단순히 탄소만 배출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라 이산화탄소 외에도 메탄가스 등 다른 온실 가스까지도 배출하지 않겠다는 뜻이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2. 탄소중립의 배경

탄소가 지구의 평균온도를 올리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라는 인식이 있다.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고자 2019년 UN기후변화협약에서 77개국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로 서약하였다.

 

 

3.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수단은?

탄소중립을 위한 수단으로 먼저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과 배출된 탄소를 제거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배출을 줄이는 수단으로는 화석연료 절감, 가축 특히 반추 동물의 사육 줄이기, 친환경 농산물 경작 등이 있으며, 배출된 탄소를 제거하는 방법으로는 대규모 나무 심기, 탄소 포집 장치, 탄소를 흡수하는 광물 살포 등이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나무 30억 그루 심기"가 하나의 의제로 논의되고 산림청에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기서 나무 심기란 어린 나무를 심는다는 것이므로, 나무 심기의 전제로서 기존의 큰 나무를 벌목하겠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다. 30년이 넘은 나무를 베어내는 것에 대해 반대여론도 많다. 나무 베기가 숲의 생태계를 해친다는 논리로 많은 환경론자가 반대한다. 하지만 어린 나무는 성장이 빨라서 공기 중의 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다 큰 나무보다 크다. 공기 중의 탄소를 흡수하는 방안으로 볼 때 다 큰 나무를 베어내고 그 자리에 어린 나무를 심는 것은 탄소중립으로서 효율적인 수단일 것이다.

 

공기 중에서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공기 중 탄소를 포집해서 액체로 만들어 심층의 지하수와 만나게 하거나 탄소를 고체화하는 방법이 연구 중에 있다.

 

4. 탄소중립과 ESG

바야흐로 세계는 탄소중립(carbon net-zero)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탄소중립이 경제에 적용된 것이 ESG이다. ESG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경제를 말한다.

2015 파리협정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글로벌 컨센서스를 도출한 이후, 산업/기업과 시장에서는 ESG 경영과 ESG 투자가 커다란 경제 흐름이 되고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던 시절에는 초강대국인 미국이 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협약에 대해 미온적이거나 반대하는 입장이었던 반면, 조 바이던 대통령 시대에는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에 적극적으로 변했다. 지구 온난화가 단순한 과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는 지구인의 인식에 대전화를 발생시켰다. 최근 캐나다 고온 현상과 미국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쉽사리 꺼지지 않는 산불이 자꾸 발생하고 있는 점도 지구 온난화가 생존 문제임을 보여주었다.

 

탄소중립은 "탄소배출권" 논의와 관련되어 경제 또는 경영의 영역으로 침투하고 있다.  탈탄소화를 위해서는 막대한 전환비용이 들기 때문에 탄소중립에 소극적이었던 산업/기업부문에서 ESG 경영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최근 들어 코로나나 산불 발생 등으로 기후변화의 물리적 위험(physical risk)을 일상으로 체감하고 있어 세계 각국은 탄소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탄소규제의 무역장벽화가 현실화됨에 따라, 지금의 ESG 경영이 트렌드화되고 있는 것이다. 

 

- 투자시장에서의 ESG

기후변화와 산업/기업에서의 ESG 경영은 ESG 투자시장에도 상당한 변화를 동반하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주목할 흐름은 기후변화 주주행동주의(climate activism)이다.  기후변화 주주행동주의란 탄소중립 자체를 주주행동주의의 타겟 지표로 삼는 주주들의 움직임을 말한다. 특히 국가 정책을 수행하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경우에는 기후변화 주주행동주의가 강화되어 나타난다.

 

5. ESG와 주식 가격

사실 투자행위는 수익을 얻기 위한 행위이므로 기본적으로는 기업의 가치가 올라갈 것을 전제로 한다. 기후변화 주주행동주의는 이념적인 측면을 뛰어넘어 탄소규제가 기업의 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실상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적인 측면으로도 접근할 수 있다.

테슬라가 최근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된 배경에 탄소배출권 거래 수익도 포함되었다. 테슬라의 주가 상승에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기업이라는 "전기자동차 회사"의 환경적 강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국내만 보더라도 포스코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중국이 탄소중립을 위해 철강생산량을 규제하고 탄소 배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생산방법을 강제함에 따라 철강의 생산비가 올라가고 공급이 줄어들어 철강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었다. 그에 따라 고철의 가격이 껑충 뛰어 고물상이 호황을 맞이하기도 했고, 폐기물 처리 사업을 하는 기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도 했다.

 

실상 ESG 경영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에도 돈이 들어오고 있다.

 

"돈쭐" 내는 것이 소비자의 흐름일 뿐만 아니라, 투자가의 흐름이 될 수 있음도 명심해야겠다.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돈이 안 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좋은 일에 앞장서고 있는 회사들에 ‘돈쭐을 내주자’며 선뜻 지갑을 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돈쭐’이란 ‘혼쭐’에 ‘돈’이 합쳐진 신조어로, ‘혼쭐이 나다’라는 원래 의미와는 다르게, 바람직하고 정의로운 일을 함으로써 타의 귀감이 된 가게·기업의 물건을 팔아준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이와는 반대로 경영진의 갑질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악덕기업으로 찍히면 매출이 감소하고 경영진이 교체되는 등 기업 경영에 문제가 생긴다. 그야말로 착한 기업이 대세인 세상이다. 그 중심엔 ESG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