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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모에 대한 논란을 접하고

Posted by 약간의여유
2020. 11. 18. 14:05 이런저런

사유리가 비혼모가 되었다. 일단 축하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생명이 태어난 것은 축하할 일이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많은 뉴스가 뜨고 있었다.

12년 전 자발적으로 비혼모가 되었던 허수경에 대해서도 글이 뜬다.

 

그 동안 비혼모가 이렇게 적었던가?

관련 법규를 알아보니까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이 정자를 기증받는 것 자체가 불법으로 간주되었다. 법적으로 명확하게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관련 규정들을 종합적으로 해석한다면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정자를 기증받을 수 없다.

 

이러한 뉴스를 보면 사회적인 논란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뉴스마다 댓글들이 많이 달렸다.

 

댓글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찬성을 하는 입장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자연적인 질서에 반한다면서 비혼모를 극구 반대하는 분도 계시기는 하지만 말이다.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은 비혼모를 찬성하는 사람이 절대 다수인 것 같다.

여성 해방의 입장에서는 남성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으니까 대체적으로 환영하고 있다.

 

 

종족 보존을 위해 남성의 역할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제 남자 역할은 정자의 기증으로 축소된다.

 

여성만이 필요한 시대가 되고 있는 것일까?

 

비혼모에 대한 남성은 어떤 입장을 취할까? 남성의 경우에는 입장이 애매모호하다. 나도 남성이다. 나 자신을 되돌이켜 보니까 명확하게 무엇이 옳다는 주장이 본능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논리를 통해서 억지로 결론을 끄집어내게 되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비혼모의 출생에 반대하지 않는다. 나는 종교인으로서 자연적인 질서에 반하는 출산을 마뜩치 않다. 그렇지 않아도 붕괴되고 있는 결혼제도가 설 자리를 더 잃게 되기 때문이다. 결혼의 비밀을 알지 못하는 삶은 불행하다.

 

하지만 결혼을 하더라도 결혼의 비밀은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 단순히 정자와 난자의 결합으로 자녀가 출생할 수 있고, 최근의 과학 기술로는 비혼모도 가능하다. 이런 과학적 진보도 신께서 허락하셨으니.. 비혼모의 출산이 신의 뜻에 전적으로 반대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나중에는 여성의 자궁을 모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어 인공태반에서 정자와 난자를 모두 기증받아 아이를 출산할 수도 있다. 이런 행위도 가능하게 된다면 우리의 결혼에 대한 관님을 급격하게 변할 것이다.

 

인공태반에 의한 출산은 많은 영화를 통해서 묘사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남녀의 교제도 바뀔 것이다. 키스와 같은 직접적인 접촉보다는 온라인으로 남녀가 교제를 하고 자녀는 인공태반으로 나을 수도 있다. 아래는 "저지 드레드"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인간의 선별출산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미 영국에서는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과연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세상의 변화에 마냥 저항할 수는 없다. 세상의 기술이 바뀌면 그에 따라 윤리관념도 바뀌기 마련이다.

 

이것을 "문화 지체" 현상이라고 했다. 과학기술은 빨리 변하고 인간의 윤리와 도덕은 더디게 바뀐다. 하지만 결국 윤리도 바뀔 것이다.

 

이러한 충격을 우리는 "미래충격" 또는 "미래쇼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엘빈 토플러는 이에 관해 훌륭한 저서를 남기기도 했다.

 

나는 지금 충격을 받고 있다. 과연 얼마까지 적응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