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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이메일 사건, 공직자의 업무용 이메일 사용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5. 3. 23. 13:37 요즘뭘하고

미국에서는 흥미로운 논란이 있군요. 저는 공직에 종사하기 때문에 이 논쟁에 대해서 특히 흥미가 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의 ‘부적절한’ 이메일? - 시사IN, 시사인

“편의상 하나의 이메일만 사용했는데, 돌아보면 두 개의 이메일을 사용하는 게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2015년 11월에 열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7)이 장관 재임 시절 관용 이메일 대신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데 따른 해명이다. 3월10일 힐러리 전 장관은 관직에서 물러난 지 2년 만에 유엔이라는 국제 무대에서 여성 문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다음 달로 예정된 대선 출정식의 예포를 쏘아 올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날 회견장에 진을 친 기자들의 관심은 오로지 이메일 논란과 그녀의 해명성 회견이었다. 대선을 염두에 둔 힐러리 전 장관의 유엔 행사는 완전히 빛이 바랬다. 그녀는 20분 동안 담담한 어조로 개인 이메일을 이용하게 된 경위에 대해 해명하고 기자의 질문도 받았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편의상’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다는 해명 뒤 논란이 수그러들기는커녕 각종 의문이 꼬리를 물면서 확대되고 있어서다.

 논란의 핵심은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으로 재임하는 시절 관용 이메일보다는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는데, 이것은 보안상 문제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힐러리가 유력한 대통령 후보 중의 하나가 아니라면 이 번 것은 크게 문제조차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과거 전임 국무장관 중에서도 개인 이메일을 활용한 사람들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면 국가의 안보 차원에서 보안을 신경써야 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저는 최근 공무상 이메일을 korea.kr 이메일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불만이 있었습니다. 왜냐 하면 이 이메일을 이용하는 것이 불편했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korea.kr의 이메일에 접속하려면 정부 공인인증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회사의 업무용 컴퓨터에 공인 인증서를 설치한 다음에 업무와 관련해서는 직장에서만 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고요. 

하지만 가끔씩 집에서도 업무를 처리해야 할 경우가 발생하지 않을까요? 또한 주로 이용하는 이메일을 여러 개로 분리하면 일일이 확인하는 데 여러가지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불편사항 때문에 힐러리 클린턴도 개인적인 이메일을 공무에 활용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힐러리 클린턴은 이메일을 통일하지 않고 2개로 사용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해명합니다. 이것은 아마도 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고요. 저야 물론 고위공직자는 아니고 업무라는 것이 주로 법령과 관련된 것이라서 비밀이라고 내세울만한 것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비밀과 관련된 것이라면 당연히 업무용 컴퓨터로만 작업을 하게 되고, 보안 USB 등을 이용하게 될 것이니까 저의 경우에는 보안위해요소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일이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혀 짐작할 수 없는 것인 만큼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거듭하게 되는군요. 

한편 다른 면에서 생각하자면, 기술적으로 보안을 확보하면서도 편리한 이용이 될 수 있도록 공직자 이메일의 기능을 개선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국민들 중에는 공무원에게 이메일을 전달할 때 상당한 불편을 겪는 분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공직자와 국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Korea.kr 이메일 서비스의 질이 지금보다 향상되고 민간의 이메일과 공직 메일을 통합관리할 수 있는 툴이 개발되었으면 좋겠네요. 물론 보안을 강조하다 보면 불편해지는 것은 당연하고 어느 정도까지는 그러한 불편은 감수해야겠지만, 기술적으로 가능한 한도에서는 공직 메일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여건을 만드는 것도 공직 메일을 관리하는 조직의 업무 중 매우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