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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에게 철저히 패배한 아빠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6. 12. 20. 21:57 요즘뭘하고

내 딸이 도깨비를 아주 좋아한다. 공유라는 남자배우가 주연으로 나오는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말이다.

아빠보다 공유가 더 좋단다. 살짝 기분이 나쁘려고 한다. 질투심이 발동한다.

딸에게 물어보았다. 너 도깨비 역으로 나오는 공유가 좋으냐 아빠가 좋으냐? 딸 왈: 그걸 말이라고 해요. 당연히 공유가 더 좋지.


나는 도깨비 스토리에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기 때문에 조금 보면 졸리는데... 

요즘 뜨는 드라마라고도 한다. 딸에 의하면 반 애들이 너무 좋아하다나. 쉬는 시간마다 드라마 얘기로 꽃을 피운다고.

처음 나오는 영웅 캐릭터가 우리의 흔한 민담에 나오는 친근한 도깨비가 아니라 실망했다. 하지만 뜨는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으리라.

영웅적이고 월등한 능력을 가진 도깨비. 어쩐지 생소하지만 도깨비가 주인공이 되려면 어쩔 수가 없다. 시청자는 특히 젊은 여성은 멋진 남자 주인공을 원한다.

아마도 도깨비의 우직한 성격은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순정으로 드러날 것이다. 

요즘 흡혈귀를 미화하는 영화가 뜨더니 도깨비로는 과연 어떻게 여심을 자극할까?

확실히 공유는 멋있는 배우다. 내가 공유를 질투해서 무엇하리. 빨리 경쟁을 포기하고 아빠 노릇이나 제대로 하고 볼 일이다. 괜히 공유의 흉을 본다거나 도깨비를 악평하는 것이 아빠 위신을 세우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테니까.

그러고 보니 나는 멋있어지려고 노력하기를 포기한지 오래다. 글쎄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중년이 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