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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의 고가정책: 왜 기업들이 우리나라에 오면 제품가격을 비싸게 받을까?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11. 25. 17:07 돈벌고쓰고/가계생존전략

이케아의 고가정책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공정위에서는 이케아에게 칼을 빼들었고, 여러 나라의 이케아 매장의 가격을 조사했습니다.

이케아 향해 '칼' 빼든 공정위, 가격조사는 어디까지? | Daum 미디어다음

실제로 이케아코리아의 제품 가격은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이케아 보다 10~ 50% 까지 차이가 났다. 이케아의 유명 책장 '빌리'의 경우 한국에서는 9만9000원인데 반해 중국과 일본에서는 각각 8만5000원, 8만7000원대에 팔리고 있다. 이케아의 대표적인 침대 프레임인 '햄네스'도 한국에서는 35만9000원으로 공개됐지만 중국에선 27만원이다.

과연 이케아가 우리나라에서 폭리를 취하는 것일까요? 기업의 입장에서는 가능하다면 다른 나라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은 것이 유리할 테니까요. 이케아는 자신이 외국보다 한국에서 높은 가격을 매기는 이유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이케아 측은 이와 관련,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홈퍼니싱 시장 상황 분석을 토대로 물류비용, 환율, 수입시 붙는 관세, 부가가치세(VAT) 등의 차이로 국가별 제품 가격 차이가 있다"며 현재로선 가격을 내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케아가 왜 물가가 비싸다고 하는 일본보다 더 비싼 가격을 책정했을까요? 중국이 우리보다 싼 것은 인정하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보다 소득이 높다고 할 수 있는 일본보다 더 가격이 높은 것일까요?

우리는 유럽과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고 최근 환율도 하락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환율과 관세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부가가치세가 일본보다 우리가 다소 높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으로는 일본과의 가격 격차가 다 설명되지 않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물류비용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운송비의 측면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비슷한 일본과 우리는 비슷한 거리에 있을 것이고, 우리도 운송망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일본보다 우리가 운송비가 더 나올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땅값"의 차이가 물건가격의 차이로 귀결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일본은 버블기를 거쳐서 땅값이 상당히 하락했던 반면, 아직 우리의 경우에는 땅값이 국민 소득에 비해서 나무나도 비싼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높은 땅값은 물류창고나 매장의 고정비용을 크게 높여 놓고 있습니다. 높은 땅값이 심지어는 임금수준까지도 높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높은 주택 임대료를 내려면 임금도 어느 정도는 받아야 하니까요.

저는 디플레이션이 소비자인 서민들의 삶을 더 어렵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줄곧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디플레이션이 고용률을 떨어뜨리고 임금을 낮추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높아지는 물가에도 불구하고 임금이 상승되지 않아 이중의 고통을 당하는 것보다는 최소한 물가라도 하락하는 것이 덜 고통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디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일시되고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폰의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의 생산이 줄어들까요? 만약 땅값이 크게 하락함에 따라 물건의 판매가격이 떨어진다고 해서 물건의 생산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디플레이션과 경기침체는 필연적으로 함께 따라다니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 역사를 볼 때 디플레이션 기에 오히려 비약적인 생산량의 증가가 있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 불태환 화폐가 세계경제를 주도하던 20세기에서만 디플레이션이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취급받고 있을 뿐입니다. 중앙은행이 돈을 아무리 풀어도 돈은 자산거품을 만들어낼 뿐 생산량을 증가시키지 못합니다.

아무튼 머잖아 땅값이 하락하게 된다면 우리는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디플레이션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