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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는 어디까지: 엔-달러 환율이 145까지 갈 수 있을까?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11. 14. 09:58 돈벌고쓰고/국가경제정책


저는 MISH'S Global Economic Trend Analysis라는 블로그를 애독하고 있습니다. 마이크 세드락이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블로그로서 매우 신뢰할 만한 견해를 보여주곤 하지요. 하지만, 종종 세계의 경제전망에 관해서 상당히 편향된 의견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 사람은 오스트리아 경제학파에 경도되어 있는 듯 합니다. 물론 저도 오스트리아 학파의 견해를 어느 정도는 추종합니다. 가장 극단적인 자유주의적 시장주의자들이지요. 우파 중에서도 가장 우파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그룹인데, 저는 그들의 평등주의에 대한 반감에는 전혀 공감하지 않지만(자유와 평등은 서로 대립되는 것이 아닙니다) 경제를 보는 견해는 충분히 경청할 만하다고 봅니다. 이 블로그를 살펴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http://globaleconomicanalysis.blogspot.kr/

위 블로그의 오늘자 포스트에는 상당히 극단적인 주장이 실려있는데, 아주 일리가 없지는 않을 것 같아 소개해볼까 합니다.

아래는 최근 3년간의 엔-달러 환율 그래프입니다.

위와 같이 엔-달러 환율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바로 "아베노믹스" 때문입니다. 아베노믹스는 기본적으로 확장적 재정정책과 함께 일본중앙은행에서 엔화를 거의 무제한으로 찍거내겠다는 것입니다. 아베가 목표하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 2%입니다.

그런데 저는 단순히 아베노믹스뿐만 아니라 최근 일본의 무역수지가 엄청난 적자를 보이고 있는 점(물론 경상수지는 흑자이지만)이 엔화 가치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전통적인 무역수지 흑자국인데, 최근에는 원자력 사고 이후 원전의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석유 등 에너지를 더 많이 수입하게 되어 무역수지가 추세적으로 큰 적자로 반전되었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영향 때문에 엔화가 급격하게 절하되면서 엔-달러 환율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데요. 바로 이 엔-달러 환율이 3월경에는 1달러당 145엔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시나리오는 120엔까지는 심리적인 저항선이 있어서 다소 왔다갔다 할 수 있지만, 일단 120엔을 돌파하게 되면 급속하게 145엔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아베가 인플레이션 2%를 목적으로 엔화를 찍어내고 있는데, 어느 순간에는 아베도 화폐증가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2%를 훨씬 넘는 수준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요. 아무튼 아베가 시작한 통화증발이 통제 못할 정도가 된다면 충분히 1달러당 145엔까지 가능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중국은 어떻게 나올까요? 중국도 위엔화를 절하할 것입니다. 물론 우리의 원-달러 환율로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아시아의 거의 모든 통화가 달러에 비해서 크게 절하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아주 막강한 디플레이션 압력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미시(Mish)는 여기서 한술 더 떠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테고, 그 결과 세계는 경쟁적으로 자국의 화폐절하를 위해 무제한으로 통화를 발행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즉 통화 위기가 찾아온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통화 위기에서는 "금(gold)"의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합니다. 미시는 은연 중에 금본위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럼 금값에 관한 그래프를 살펴볼까요?



국제적인 금값은 3년간 대체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에 있습니다.

저는 미시의 주장 중에서 맨 마지막 부분에 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일본의 통화팽창이 통제수준을 벗어나게 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중국이 이에 대응해서 자국화폐의 가치를 절하하는 행위를 하게 되고, 미국도 이에 반발해서 경쟁적으로 통화를 발생하는 화폐전쟁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조금 너무한 감이 있습니다.

그나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일본의 통화팽창이 도를 지나치게 되는 순간 세계 각국은 일본에 압력을 넣어 엔화의 발행을 자제하도록 할 것이고, 그 선에서 엔-달러 환율이 진정 기미를 보이고 하락할 것으로 봅니다. 과연 환율이 1달러당 145엔까지 상승하게 될 것인지도 불확실할 뿐더러, 설사 145엔까지 가더라도 거기에서 다시 급격하게 하락하여 정상수준으로 되돌아 오리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다만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도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한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