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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하는 가계부채, 민스키 모멘트는 언제?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10. 14. 13:49 돈벌고쓰고/가계생존전략

금융공황이 일어날 때마다 각광을 받는 경제학자가 있습니다. 그 사람은 하이먼 민스키(Hyman Minsky)입니다.


민스키는 금융시장에서 공황이 발생하는 원리를 설명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금융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의 투자는 3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헷지, 투기, 폰지

헤지는 투자를 통해서 원금과 이자를 갚을 수 있는 경우이고, 투기는 원금은 못 갚고 이자만 갚을 수 있는 경우이며, 폰지는 원금은 물론 이자도 못 갚은 경우입니다. 헤지는 안전한 투자이고, 투기는 안전하지는 않지만 상황에 따라 돈을 벌 수 있는 투자이며, 여기서 폰지는 일종의 금융사기이거나 이성을 잃어버린 투자입니다. 


이것을 주택투자에 대입하겠습니다. 헤지는 주택 모기지의 이자와 원금을 매달 갚아나가는 것이고, 투기는 이자만 갚아나가되 원금은 상황을 계속해서 연기하는 것이며, 폰지는 이자조차 못 갚아서 매달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태입니다. 

민스키는 자산시장이 상승할 때에는 처음에는 헤지적 투자가 많았지만, 곧 투기적 투자가 늘어나다가, 최종적으로는 폰지적 투자가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사람의 간덩이가 부어서 점점 대담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산은 영원히 상승할 수 없습니다. 자산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더라도 그 투자수익률은 계속 떨어집니다. 투자수익률이 떨어질수록 새로운 투자자의 유입이 줄어들게 되고, 어느 순간에는 투자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상태가 발생하며, 사람들은 자산을 처분하기 시작합니다. 처분된 자산은 새로운 구매자를 얻지 못해 그 가격을 낮추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폰지적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부채의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갚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사람들이 민스키 모멘트라고 부릅니다. 


민스키의 모델은 다음과 같은 그림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자산시장에서 위험한 투자, 즉 투기가 증가하는 것은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이 비합리적인 감정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자산시장에서는 합리적인 투자판단보다는 "누구누구는 무엇에 투자해서 돈을 얼마나 벌었다 더라" 하는 식의 이야기가 확산되어 이것에 더욱 현혹되기 마련입니다. 합리적인 계산은 골치를 아프게 하지만,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는 마음 속 욕심을 자극합니다. 자산시장은 투기적인 자금이 급격히 유입되고, 급기야는 폰지적 행태가 판을 치게 됩니다. 


지금 정부의 통화팽창정책으로 가계대출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대출을 규제할 수 있는 LTV, DTI와 같은 정책수단은 사라졌습니다. 이럴 경우 투기적 수요에 의한 부채가 증가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입니다. 국민의 소득수준이 증가하지 않는 한 가계부채가 무한정 증가할 수 없습니다. 최근 경제성장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고, 더구나 가계의 소득분배율은 더욱 낮아지고 있습니다. 가계의 소득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빚이 증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 한계가 어느 때일까요? 그렇게 되면 자산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금융 시스템이 급격히 불안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과연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폭탄 돌리기를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