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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하락과 통화량, 화폐유통속도, 환율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10. 9. 20:08 돈벌고쓰고/국가경제정책

바로 앞의 포스트에서는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관해 살펴보았습니다. 

저는 앞으로 디플레이션이 전개될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3요소(통화량, 화폐유통속도, 총공급량)별로 살펴 보겠습니다. 


1. 화폐유통속도는 통화당국이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화폐유통속도는 경기침체에 따라 상당히 낮아질 것입니다.

2. 통화당국은 통화량을 늘리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통화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본원통화는 중앙은행의 빚입니다. 중앙은행은 자산을 얻기 위해 빚(통화)을 발행합니다. 중앙은행의 자산은 주로 국채와 외화입니다. 국채는 나라의 빚인데, 나라의 빚은 세금으로 갚아야 하기 때문에 무한정 늘릴 수 없습니다. 외화도 외환보유고가 너무 많다고 하는 판이라서 더 늘리기도 어렵고 의도적으로 늘리면 환율조작국의 오명을 쓰게 됩니다. 본원통화를 발행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은행도 빚을 빌려주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기업와 가계는 투자처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은행에서 돈을 빌리려 하지 않습니다. 이자가 낮으면 투자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에 기업과 가계는 투자를 늘릴 여력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곧 한계에 직면하게 됩니다. <물가가 낮아지는 이유를 설명하려고 하는 이 글의 의도상으로는 순환논리이지만> 물가가 낮아져서 기대할 수 있는 투자이익도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통화량의 증대는 크지 않을 것입니다.

3. 환율이 낮아지면 수입물가도 낮아져 공급량이 증대됩니다. 환율은 매우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물가수준에 가장 큰 영향을 받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무역수지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데 장기적으로 물가수준에 영향을 받는다는 말은 동어반복적입니다. 왜냐하면 물가는 환율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환율은 장기적으로 환율에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 되기 때문입니다. 환율이 낮아질수록 무역수지는 악화됩니다. 그런데 산업경쟁력이 강한 나라일수록 더 오랜 기간 무역수지가 악화되지 않은 상태로 낮아진 환율을 버틸 수 있습니다. 중기적으로는 산업경쟁력이 환율에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은 불황형 무역흑자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말은 환율이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따라서 물가가 낮아질 것이고, 물가가 낮아지면 다시 환율이 낮아질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산업경쟁력이 한계에 닥칠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일본은 최근 무역적자를 기록하면서 환율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일본의 산업경쟁력이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산업경쟁력은 기술력, 자본력 등에 좌우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노동의 능률성입니다. 노동력 자체가 줄고 있다면 산업경쟁력은 필연적으로 약해집니다. 일본이 고도고령화 사회를 맞이하면서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를 지금부터 체험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환율이 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일본 산업체가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는 환율이 계속 상승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얼마 되지 않아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더 빨리 우리의 1인당 GDP가 일본의 1인당 GDP를 초과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입니다.

어느 나라도 디플레이션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생산력, 즉 공급력이 충분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역흑자를 지속할 산업경쟁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런 나라를 선진국이라고 하지요. 이른바 개발도상국에서는 디플레이션을 경험하기 어렵지만, 산업경쟁력이 있는 선진국에서는 디플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선진국에서는 시민의 의식이 투철해서 국가가 함부로 재정을 확장해서 무한정 빚을 얻을 수 없도록 시민이 통제합니다. 그래서 디플레이션이 가능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