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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4: 미래전쟁의 시작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9. 30. 09:49 느끼며즐기며/영화

터미네이터 4의 영문명칭은 "The end begins"입니다. 

그런데 한국명칭은 미래전쟁의 시작이더군요. 그렇다면, 영문명칭의 The end(끝)이 한글로는 미래전쟁이 되었네요. 하지만, 영문의 의미는 인간과 로봇의 전쟁을 끝마치는 작전이 이제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의 처음 장면부터 로봇과의 전쟁은 이미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되었습니다. 

도대체 한글명칭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겠더군요. 


아마도 터미네이터 1, 2. 3이 현대 또는 과거라는 시점에서 인간과 로봇의 투쟁을 다루었다면, 터미네이터 4에서는 미래전쟁을 다룬다는 것을 단순하게 알리는 것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터미네이터 4에 관련된 많은 포스터가 제작되었지만, 아래 포스터가 참 인상이 깊다고 생각합니다. 



터미네이터 판권은 안팔리고 맥지는 후속을 원하고


왼쪽에는 인간 반란군의 지도자, 가운데에는 터미네이터, 오른쪽에는 사이보그(인간과 로봇의 합성)입니다. 

사실 극의 전개는 터미네이터가 아니라 사이보그가 중심입니다. 사형수 마커스는 그가 사랑하는 아내의 권유에 따라 그 시신을 연구용으로 기증합니다. 그리고 사형을 당합니다. 이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이것은 영화의 주제와 연결됩니다. 하지만 터미네이터를 중간에 놓음으로써,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하나임을 알림과 동시에, 인간과 사이보그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터미네이터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위 포스터는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봅니다.


영화는 "인간과 로봇을 결합한 사이보그"을 통해서 무엇인가 교훈을 이끌어내려고 했습니다. 로봇으로 개조되었지만 결코 변하지 않는 "인간성"을 조명하려고 했습니다. 

마커스는 로봇이 되었지만 자신이 로봇인지 모른 채 행동하며 반란군 지도자 존 코너를 함정에 빠뜨리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나중에 자신이 로봇이며 그 제조목적이 존 코너를 유인하는 것임을 안 마커스는 자신의 뇌에 달린 칩을 떼어내고 존 코너를 위기에서 구해낸 뒤, 목숨이 위태로운 존 코너를 위해 자신의 심장을 바칩니다.


마커스는 로봇으로 개조되었지만 그 인간성은 결코 변하지 않았고, 로봇이 아닌 인간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합니다. 여기서는 로봇과 인간성의 공존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터미네이터 2에서 스와제네거가 분한 로봇이 인간 사회의 속성을 알아가면서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딱딱하기만 하던 로봇이 농담을 즐길 수 있게 변하고, 나중에는 마치 감정을 지닌 존재처럼 존 코너와 그 어머니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저는 이것이 터미네이터 2를 볼거리에서뿐만 아니라 그 주제적인 측면에서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점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