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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지마 정신줄을 시청하고서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9. 12. 15:46 느끼며즐기며/영화

올 추석에는 놓지마 정신줄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즐겨 봤다. 물론 아이들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애니메이션의 전개상 참 어처구니가 없는 것도 많이 있지만, 신세대들을 이해할 수 있는 많은 아이템을 계속해서 펼쳐놓고 있다. 

스토리는 이른바 "병맛"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작화도 완전히 대충대충 그린 듯하다. 물론 실제로도 대충 그렸을 것이다. 대충 그리면서도 재미 있게 하는 것, 몰입할 수 있으며, 인물의 특징을 제대로 살려 내는 것은 무척 어렵다. 

놓지마 정신줄은 "정신이"네의 4가족을 그리고 있다. 주된 주인공은 누구인 줄 잘 모르겠지만, 그 가족의 개개인은 너무나도 뚜렷한 개성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정신이네 가족의 남자들은 다들 띨빵한 반면, 여자들은 날렵하다. 특히 엄마는 전직 스파이인 듯 보인다.

똑똑한 여자들이 얼핏 보면 어리숙한 남성들을 챙기고 있다. 하지만 어리숙한 남자들이 알고 보면 대단한 내공을 지니고 있다. 왠지 알 수 없는 케릭터의 상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가족의 가장은 순진남이고 마음씨 좋고 여린 직장인이다. 가끔 무능력이나 오해로 회사에서 짤리기도 하지만, 아내의 도움으로 바로 복직한다. 

아내는 출중한 미모, 우아하면서도 억척스러운 "아줌마"이다. 그 전직이 국정원이라든가 하는 스파이 계통으로 보인다. 그 몸놀림은 무술 고단자를 능멸한다. 

아들은 띨빵 천만의 대학생으로 하루 종일 빈둥거리지만, 사실 엉첨난 발명가이다. 

딸이 다소 캐릭의 강점이 약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전형적인 신세대 소녀이고, 애인을 위해서라면 몸을 버릴 만큼 순정을 지닌 여성이다. 

이 가족이 거친 세상을 참 즐겁게 헤짚고 다닌다. 어느 누구도 감당하지 못하는 포복절도의 이 가족을 보면서 잠시 괴로움을 흘려보낼 수 있어 좋았다.  


국산 2디 애니메이션의 활약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