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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Meet John Doe - 이미지 조작과 대중정치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10. 6. 14:38 느끼며즐기며/영화

이 영화는 1941년 미국에서 상영되었던 영화입니다. 흑백이지요. 

배경은 당시가 아직 대공황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입니다. 사회적으로 실업이 만연한 가운데 국민의 정치에 대한 환멸과 불만을 표출한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는 가운데 언론에 의한 이미지 조작과 정치에 관해서도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 신물사에서 짤리게 되자 분노한 여성 기자는 "John Doe"라는 가상인물을 창조해서, 썪어빠진 정치와 사회에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자살하겠다는 기사를 씁니다. 즉각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킵니다. 신문사에서도 이 사실을 알고 여기자를 다시 고용한 뒤 거리를 헤매는 무명 실업자를 한 명 선택해서는 존 도우(John Doe)라는 인물을 현실화하도록 합니다. 


존 도우로 꾸며진 남자가 언론의 인터뷰에 참가도 하고, 방송에도 출연하게도 됩니다. 그러는 가운데 존 도우는 거리의 부랑자에서 뭔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명인으로 변화됩니다. 


 


존 도우는 방송에도 출연하고, 성공적으로 이웃에 대한 사랑을 설파합니다. 전국적으로 존 도우의 인기는 끝없이 올라갑니다. 급기야는 전국적인 존 도우 클럽이 결성됩니다. 클럽 가입자는 수백만명에 이르게 됩니다. 이제 정치권에서 관심을 갖습니다. 대통령 출마를 원하는 유력 정치가는 존 도우에게 권유를 합니다. 클럽 회원들을 불러 모아 놓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라는 것입니다.  

이에 존 도우는 분노하고 모든 것을 까발리겠다고 하자, 정치인은 미리 선수를 쳐서 존 도우의 정체를 밝히며, 대부분의 클럽 회원은 존 도우에게 실망해서 탈퇴합니다. 그러던 중 크리스마스 이브가 다가옵니다. 여기자는 존 도우가 진짜 자살할 것임을 알고, 자살하려는 존 도우를 말립니다. 



이 영화에서는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라는 사상을 전파하는 존 도우가 단순한 부랑자에서 자신이 전달하는 메시지에 동화되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전달되고, 끝내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것에서 끝을 맺습니다. 


정치인에게 존 도우는 매우 흥미로운 인물일 것이고 언론은 언제나 정치에 이용되어 왔습니다. 사실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모든 정치인은 존 도우와 같이 이미지가 조작된 인물을 이용하거나 정치인 스스로가 언론을 이용해 자신의 이미지를 세탁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특히 대중 미디어가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현대사회에서는 과거보다 더욱 미디어에 의한 이미지 조작이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에 비해서 연예인이 정치인이 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그들이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정치에 환멸을 느껴 다시 영화에 복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실 대중에 대한 영향력이나 인기로 따지자면 정치인보다 오히려 연예인이 더 낫지 않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정치인이 되기보다는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합니다. 사회가 그만큼 다양해졌다는 측면도 있지만, 최근 들어 지위가 급격히 상승하게 된 연애인의 위치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연예인의 정치화라기보다는 정치인의 연예인화입니다. 정치인은 대중에게 먹히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언론과 공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언론과 정치인이 결탁하여 국민을 바보로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정치인은 국민에게 유익한 정책을 개발하기보다는 이미지 구축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됨에 따라 정치인이 산출하는 정책의 질이 저하될 수도 있습니다. 

국회의원이었던 강용석은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에게 관심을 끄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정상인이라면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소 고발을 남발한 결과 국민의 관심을 끌었고, 결국 연예인이 되었습니다. 그는 정치인보다 연예인으로서의 삶에 더 만족하고 있는 듯이 보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