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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정독이 왕도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9. 22. 11:23 요즘뭘하고

책은 될수록 많이 읽으면 좋을까?

책읽는 것이 정서의 발달에 좋다는 것을 느낀다. 

젊었을 때뿐만 아니라, 40대를 넘어서도 책을 읽으면 확실히 남는 것이 있다.

최근 들어 소설을 읽는 가운데 내가 너무나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살아 왔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작가의 문장을 읽으면서 인간의 감정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에 통찰력을 얻는다. 

책을 어떻게 읽느냐 하는 것보다는 무조건 책을 많이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여기서 "많이"란 많은 양을 읽으라는 것이 아니라 "많은 시간" 동안 책을 읽으라는 말이다. 


Bathroom reading
Bathroom reading by thejbird 저작자 표시

책을 읽는 방법 중에는 다독과 정독이 있다. 정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험상 그렇다. 정독도 결국 많은 시간을 읽으면 "다독"이 된다. 하지만 처음부터 많은 책을 읽는다는 것이 치중해서 그냥 책장을 넘기는 행태를 반복하다 보면 읽은 책의 갯수는 늘어날지 몰라도, 내 마음속에 도대체 무엇이 남았는지는 아리송하게 된다.

내 딸은 독서광이다. 물론 중학교 1학년이기 때문에 독서광이라고 해봤자 엄청나게 많은 책을 읽지는 못했다. 하지만 책을 많이 읽고 빨리 읽는다. 그런데 막상 읽은 책의 내용을 물어보면 잘 알지 못한다. 또 단어의 의미를 물어도 역시 잘 모른다.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도 나나 아내가 하는 말조차 잘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책을 엄청 좋아하고 즐겨 읽는다. 아마도 책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40이 가까운 아내보다도 책을 더 많이 읽었을 것이다. 내 딸에게 누누이 하는 말이 "책을 천천히 읽으라"는 것이다. 딸은 줄거리를 따라가면서 내용을 금방 파악한다. 하지만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줄거리를 알려는 것이 아니라 그 주인공이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느냐 하는 인간본질의 문제를 이해하려고 책을 읽다보면 줄거리보다도 오히려 세부적인 사항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물론 내 딸은 책을 통해서 알게 모르게 많은 것을 깨달아 알고 있을 것이다. 마치 콩나물에 물을 뿌리면 대부분의 물과 양분이 그냥 빠져나가지만, 그래도 콩나물은 쑥쑥 자라듯이, 내 딸의 정신력도 조금씩은 성장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건성으로 책을 읽는 것이 습관화가 되면 일상생활에서도 매사를 건성으로 대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부모로서 걱정하게도 된다. 


아무튼 현대인은 책읽는 시간을 많이 낼 수 없다. 이것이 책읽기의 가장 큰 어려움이다.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는 것은 시간 자체가 없다는 것도 되지만, 근본적으로 나를 책말고 다른 것으로 유혹하는 물건들이 주위에 너무 많다. 일단 내 주위에 컴퓨터는 하루에 1시간도 나에게 책읽는 시간을 주지 않으려 한다. 가끔 길을 걷다 보면 휴대폰 화면에 얼굴을 파묻고 다니는 청소년을 종종 보게 된다. 밤 중에는 마치 괴기영화에 나오는 인물처럼 얼굴에 이상한 빛을 내면서 뭔가 뚫어지게 보고 있는 형상은 휴대폰 보급의 병폐 중의 하나일 것이다. 


휴대폰으로 책을 읽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나는 주로 킨들을 통해서 책을 읽는다. 하지만 가끔씩은 종이책을 읽고 싶다. 종이책에다 조그만 글씨로 내 생각을 깨알같이 적으면서 아주 천천히 책을 읽는 재미을 느끼고 싶다. 이렇게 1달에 1권밖에 못 읽더라도 책과 내가 서로 대화를 나누고 서로 누가 이기는지 씨름을 하고 나면, 뭔가 이상한 세상에 여행이라도 하고 다녀온 느낌이 드니까 말이다. 이제 이상한 나라로 떠나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