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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가 우산 혁명으로 도약할까, 중국인의 민주화 의식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10. 1. 22:16 요즘뭘하고

최근 홍콩 민주화 시위가 언론에 한참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공통적으로 홍콩이 민주화에 성공해서 행정장관을 자유롭게 선출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할 것입니다. 


중국과 영국은 홍콩반환조약을 체결하면서 홍콩이 중국과 독립된 민주적인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조건에 합의했습니다. 물론 중국은 행정장관을 선거에 의해서 뽑도록 하고 있지만, 중국은 행정장관이 될 수 있는 사람을 중국 당국의 입맛에 맞는 몇 명으로 제한해서 선거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엄밀하게는 자유로운 선거는 아닙니다. 과연 중국이 영국과의 조약을 어긴 것이냐를 두고는 해석상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영국은 중국에 대해서 정식으로 항의할 수 있는 입장입니다. 영국은 중국에 대해 아직까지는 외교적인 채널을 통해 항의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홍콩의 시위에 대해서 지지를 표명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것은 홍콩 시위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차원에서 지지를 표명하되 적극적으로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영국 당국의 의도를 보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서방국가가 홍콩의 민주화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중국이 과거 천안문 사태 때보다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했으며 개발도상국가에 대한 중국의 외교적 역량이 막강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홍콩 민주화 요구는 중국 내부적인 여론이 조성되지 않고서는 해결되기 어려운 실정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과연 중국인은 민주화에 대해 어떠한 의식을 갖고 있을까요? 


먼저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철저하게 억제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 과거 천안문 사태 때에도 초기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던 것이 점점 사태를 크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화의 불길이 번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까딱 잘못 하면 공산당의 1당 지배체제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홍콩 시위를 억압하는 것으로 일치단결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둘째 중국의 일반시민은 공산당의 지도에 따라 고도성장을 하고 있는 한 크게 민주화를 요구할 의욕이 없는 듯 합니다. 저는 3년 전에 미국에서 2년간 생활했습니다. 제가 살던 아파트 바로 옆에는 중국인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남편은 경제학을 전공한 교환교수였습니다. 저는 부인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중국이 경제적으로 상당히 성장한 만큼 머지않아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했습니다. 중국인 부인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대답했습니다. 천안문 사태 이후 중국의 지식층 가운데에는 무엇보다도 경제성장이 중요하며 민주화는 당분간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중국은 민주화에 대해서는 아주 엄격하게 사상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일반시민은 중국 공산당이 제공하는 경제성장의 단맛에 푹 빠져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일반시민의 민주화 욕구는 사그러들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다만 경제성장률이 크게 낮아진다면 공산당에 대한 불만이 표출될 것입니다. 


우리는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홍콩 시민의 아픔에 공감하지만, 시민의 시위가 중국 당국에는 전혀 먹혀들 것 같지 않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