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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아베노믹스를 언제 포기할 것인가?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9. 19. 13:07 돈벌고쓰고/국가경제정책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글을 썼던 적이 있습니다. 


2014/08/29 - [경제적 여유로움] - 과연 아베노믹스는 성공할 것인가

2014/08/29 - [경제적 여유로움] - 일본과 인플레이션



이 글에서 저는 아베노믹스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베노믹스가 성공할 수 없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돈을 풀어서 경제를 쉽게 살릴 수 있다면 세계적으로 경제위기에 직면하는 국가는 없을 것입니다. 통화정책은 단기적인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실시하는 것이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아베는 일본의 장기적인 불황을 그 자체가 금융위기로 본 것인지가 의아스럽습니다. 


일본은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의 기간 동안 통화확장책을 써왔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초기의 금융확창책으로 금융위기를 막기는 하였지만, 지속적인 저금리는 오히려 불건전한 산업부분의 구조조정을 막았습니다. 또한 저리의 엔화는 "와따나베 부인"이라는 환투기 세력을 양성하고 외국에 대한 투자를 늘렸습니다. 외국투자 증가는 국내산업 경쟁력을 약화시켰습니다. 

이러한 장기간의 저금리 정책에서 교훈을 얻지 않고, 최근의 아베노믹스는 과거 통화완화책을 화끈하고 강력하게 밀어부치는 것이었습니다. 그 배경으로서 미국과 유럽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통화확장책을 펼치면서 국제적인 통화완화책의 일환으로서 미국과 유럽이 일본의 통화확장책에 동의하였기 때문에 아베노믹스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과거 통화정책이 효과가 없었던 것은 엄청난 강도로 돈을 뿌려대는 것을 지속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았고, 아베노믹스는 통화의 확장 정도를 극대화하려는 시도입니다.  


아베노믹스에서는 인플레이션율을 2%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업이 제시하는 임금상승률은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노동자의 생활형편은 악화될 것입니다. 반면 엔화가치 하락에 따라 기업의 이윤은 늘어날 것이지만 이것이 투자로 이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대폭 늘어난 정부재정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소비세를 올리는 정책은 소비지출을 더욱 위축시킵니다. 물론 소비세로 거두어 들이는 세금보다 더 많은 부채을 떠안을 것이기에 정부의 부채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높아지는 부채는 국가신용등급의 하락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더구나 아베노믹스가 목표하는 대로 인플레이션율이 2%에 이르게 되면 국채 이자율도 인플레이션율보다는 높아야 하므로 국가의 채무부담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만약 정책적으로 국채 이자율을 낮게 유지하려고 한다면 정부 국채를 갖고 있은 은행의 큰 손해를 보게 되어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일본은 다시금 통화를 발행하여 은행을 구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즉 양적완화를 실시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아베노믹스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양적완화가 계속해서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양적완화가 예외적인 상황에서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경제의 지속적 안정을 추구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베노믹스는 그 달성하려는 목적에 의문이 있습니다. 아베노믹스는 인플레이션율 2%로 달성하려고 하는 것인데, 이는 인플레이션이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으로 태환되지 않는 종이돈의 시대에서는 중앙은행이 마음대로 화폐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마음대로 달성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이야말로 경제가 발전하는 정상상태라고 전제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든 디플레이션이든 장기적으로 보면, 단순한 화폐량의 문제입니다. 이것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간이 화폐량의 변동에 적응하기 못하고 계산상 착오를 일으키기 때문이고, 생산자에게 특혜를 주는 일종의 마취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생산자는 생산과 투자가 효율화되지 않더라도 인플레이션의 상태에서는 앉아서 그냥 돈을 버는 위치에 서게 됩니다. 더구나 적정한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율은 미래에 대해 위험한 투자를 감행하게 합니다. 이러한 위험성은 감수하려는 기업가의 "Animal Spirit"을 북돋아 주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그 반면 물건을 소비하는 소비자에게는 항상 물건을 비싸게 구매하도록 하는 손해를 입히는 경향도 있습니다. 


아무튼 의도적인 인플레이션은 그 부작용이 존재하는 것이고, 정상적이거나 바람직한 현상은 아닙니다. 일본은 선택의 기로에 놓일 것입니다. 과연 아베노믹스을 성공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무리한 양적완화를 영구화할 것이냐, 아니면 높아가는 물가불안에 따른 서민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아베노믹스가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포기할 것인가? 


아마도 일본의 현 정부는 아베노믹스를 포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추후 의원선거에 따라 정권이 바뀌어야만 아베노믹스를 포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