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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문명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9. 11. 11:35 이런저런

중국의 문화산업에 대한 소비에 관한 자료를 보았다. 

그에 따르면 도시에서는 문화산업에 대한 소비가 소득의 7% 정도 되는 데 비하여, 농촌에서는 소득의 4% 정도라는 것이다. 도시가 농촌에 비해 소득수준이 훨씬 높은 점을 감안한다면, 도시와 농촌의 문화소비 격차는 더욱 커진다. 

이러한 사실은 중국만의 현상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더욱 심하다고 할 수 있다. 


인구구조상 농촌은 대체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많고, 도시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 이것은 여성이 도시로 몰린다는 이야기이다. 여성은 삶의 패턴상 이야기 상대가 있어야 한다. 대체적으로 외로운 직업을 하는 사람은 남성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남을 돕는 직업은 여성이 많다. 


여성은 관계지향적이고, 인간의 문명을 꽃피운 것에는 여성의 힘이 컸다고 할 수 있다. "길가메시의 서사시"에서도 문명을 대표하는 사람은 여성이다. 그것도 창부이다. 창부는 자연의 사람을 유혹하여 그를 순화시킨다. 


많은 사람이 최초로 농업에 종사한 것이 여성일 것이라고 한다. 최근 "인류"라고 하는 역사 다큐멘터니에서는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어떤 여성이 밀을 재배하게 된 경위를 보여주고 있다. 수렵을 주로 남성이 담당하고, 식물 채집을 여성이 담당하던 당시에는 여성이 식물의 씨앗으로 시험적으로 농사를 시작했을 것이다. 


농업과 함께 인간은 도시에서 밀집생활을 시작했고, 문명의 꽃을 피웠다. 그런데 이러한 문명은 필연적으로 전쟁을 낳았다. 남성은 이제 수렵이 아니라 농사에 눈을 뜨게 시작하였으며, 일부 유능한 싸움꾼은 다른 사람의 농토를 빼앗는 것이 가장 훌륭한 경제활동임을 깨닫게 되었다. 땅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항구화되는 시점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권력이 쏠리게 되었다. 하지만 여성은 여전히 문명의 혜택을 더 많이 누린다. 남성은 아직도 원시적인 본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만, 문명을 평화롭게 유지하는 능력면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월등한 기량을 보인다. 


중년 남성의 로망은 은퇴하고 나서 농촌에서 여유만만하게 유유자적하는 삶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은 이러한 남성의 로망에 반대할 것이다. 여성은 늙어서도 도시에 남기를 원한다. 


미래의 문명사회에는 여성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고, 여성이 여전히 자녀 양육을 담당하면서 경제력을 갖게 되고 책임감이 적은 남성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도래하게 되면, 미래사회는 "모계사회"로 변할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남성은 가정에서 겉돌고 있다.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 관해서는 여성이 더 많은 발언권을 갖는다. 남성이 경제활동을 마무리하는 은퇴 이후의 삶에서는 전적으로 아내에게 의존하게 된다. 


미래 모계사회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는 나라가 아마도 "네덜란드"일 것이다. 이곳에서는 자녀는 여성의 성을 따른다. 

과연 우리의 경우에도 자녀가 여성의 성을 따르게 될 날이 언제 닥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