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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에 대한 해명(디플레이션)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9. 1. 18:42 돈벌고쓰고/국가경제정책

저는 물물교환 경제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단지 디플레이션이 소비자에게 이로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을 뿐입니다. 

사실 경제 전체적으로 디플레이션이든 인플레이션이든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심지어는 하이퍼플레이션마저도 합리적으로 예측이 가능하다면 경제는 문제가 없습니다. 언제나 예측을 불허한다는 점에 함정이 있는 것이지요. 그러기 때문에 언제나 이득을 보는 측이 있는 반면, 상대방은 손해를 본다는 것이며, 하이퍼의 경우에는 한쪽이 엄청난 손해를 당하는 반면, 다른 쪽은 엄청난 이익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소비재를 가진 사람에게는 하이퍼야말로 엄청난 축복입니다. 옛날 독일에서 어떤 실업자가 자신의 신세를 비관해서 술을 마시고 그 술병을 잔뜩 쌓아놨는데 나중에 술병값이 엉청나게 올라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는군요. 

사람이 합리적으로 미래를 예측만 할 수 있다면 화폐적인 것은 경제적 생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물건의 가격은 화폐의 양이 아니라 다른 물건과의 교환비율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제적인 재화는 인간의 노동을 거치기 때문에 가장 근원적인 물건의 가격은 노동력에 귀착할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수요와 공급 곡선에 따라 물건값이 결정된다는 것은우리가 고등학교 때 배운 것이고요(저는 중학교 때까지도 수요와 공급에 대해 배운 적이 없었는데, 제 딸 아이의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수요와 공급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비근한 예로 어떤 공장에서 디플레이션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면 고용을 줄일 것입니다. 만약 노동자가 자기의 임금하락을 감수한다면 굳이 고용을 줄이지 않더라도 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사실 디플레이션이니까 노동자는 하락된 임금으로도 저렴한 물건을 사므로 생활수준에는 하락이 없을 것입니다.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면 기업과 노동자는 적절한 수준에서 매년 디플레이션율만큼 임금을 하락시킬 것이고, 고용을 줄일 이유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기업과 노동자가 인플레이션이든 디플레이션이든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면 어느 누구도 이득을 보거나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언제나 문제는 예측하지 못하거나 힘이 약한 쪽이 당한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말이죠. 

인플레이션이 예측되더라도 임금은 1년 단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언제나 사용자는 1년간의 인플레이션 이득을 갖게 됩니다. 노동자는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지만 1년 후 임금이 어차피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크게 화를 내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 디플레이션이 예측되는 경우에는 노동자가 1년간의 인플레이션 이득을 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예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조건에 대한 협상력도 가지고 있어 미리 디플레이션을 감안하여 임금을 미리 삭감하거나 노동자가손해를 보지 않는 6개월 후의 감소된 임금 수준선에서 적절하게 타협할 수도 있습니다. 

디플레이션이 급격하게 닥칠 경우에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고용상태를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