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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의 반복행동 없애기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9. 1. 16:22 자폐아들과함께

내 아들은 자폐아다. 자폐증의 문제점들 중 하나는 바로 의미없는 "반복행동"을 하는 것이다. 

내 아들은 종이에다 낙서를 하는 반복행동을 했다. 나는 이러한 행동을 없애기 위해 무지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아들의 인지력이 조금 향상되면서 TV 프로그램의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주로 "뽀로로"와 같은 유아용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유아용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되면서부터 놀라울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아이의 반복행동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처음에는 반복행동을 못하게 하면 할수록 미련을 갖고 반복행동을 했었는데, 지금은 반복행동에 대해서 그리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아이가 종이에다 낙서를 하는 것보다 텔레비젼의 프로그램을 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과연 아이의 반복행동이 종이에다 낙서하는 행위에서 텔레비젼의 유아 프로그램을 보는 것으로 옮겨갔을 수도 있다. 텔레비젼의 프로그램도 전체를 쭉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장면이 나오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그것을 반복해서 시청하려고 한다. 

하지만 텔레비젼의 반복되는 장면을 보는 것은 종이에다 낙서하는 것보다는 좀더 "복잡화"가 더 강화된 행동으로 보인다. 아이의 지적능력이 조금씩 향상됨에 따라 아이는 단순한 반복행동에서 조금 더 복잡한 반복행동으로 "진화" 내지는 "발전"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과연 아이가 반복행동의 틀을 깨뜨릴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과거 아이가 도저히 발전의 가능성도 없는 것 같아 괴로웠던 마음은 조금씩 덜어낼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은 한결 안심이 된다.

물론 아이의 발달속도는 정상아의 경우보다 상당히 느리다. 따라서 정상아와의 격차는 점차 더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정상아를 완전히 따라잡지는 못하더라도 그 격차는 좁혀갈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기본적으로 아이의 반복행동을 없애는 데에는 반복행동에 집중하기보다는 다른 관심을 끌만한 행위를 모색해서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