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율 하락과 한국경제

최근 이자율이 하락하고 있다. 이자율의 하락은 축적된 자본의 양에 비하여 자본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는 듯 싶다. 한국은행으로는 적정한 수준에서의 통화의 팽창을 엄두에 두고 있는데, 최근 통화량 증가가 예상보다 뒤지는 결과가 나타나자 기준 이자율을 지속적으로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 경제상황을 볼 때, 과잉 자본 축적의 상태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아니 고령화와 겹치면서 이자율 하락은 하나의 트렌드로 잡혀갈 것이다. 고령층은 저축을 통해서 이자수입으로 생활하려고 하겠지만, 고령층의 이자수입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고령자가 점점 늘어나는데, 전체적으로는 그들에 대한 분배가 늘어나더라도 개별적인 고령자 한 사람이 갖는 분배율은 점점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닫힌 경제를 상정할 때, 고령자가 먹고 쓰는 것은 결국 현재 생산된 것을 나누는 것이다. 화폐적으로 고령자는 자기는 누구의 신세를 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젊었을 때 벌어서 저축한 돈의 이자로 생활한다고 생각하더라도, 그가 소비하는 재화는 모두 현재 젊은 사람이 생산활동을 통해서 제공하는 것이다. 고령자의 자산이 자본의 형태를 띠어 현재의 생산활동에 공헌한 만큼을 분배받는다. 그런데 자본의 양은 계속 늘어나고, 자본의 한계생산량은 계속 줄어들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본에 대한 이자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궁극적으로 이자율이 0%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 경제활동능력이 없는 노령층은 어떻게 생활해야 할까? 저축된 자산으로는 아무런 이자 수입도 얻을 수 없게 되므로, 어쩔 수 없이 원금을 훼손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경우노인 빈곤층의 해결을 위해서 국가의 부채가 늘어갈 것이다. 

이러한 전망은 상당히 현재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비슷한 점이 있다. 과연 이자율이 0%가 되는 날이 올 것인가는 참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