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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행동을 없애는 방법에 대한 의견차이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8. 29. 14:40 자폐아들과함께

나는 아들이 무의미하게 반복하는 행동을 없애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 이유는 반복행동에만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에 다른 것에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관심이 있어야 학습을 할 수 있을 텐데 무관심하면 배울 수 없다. 아들은 종이를 긁적이는 것을 무한 반복한다. 보통 아이라면 어느 정도 하면 싫증을 느낄만도 한데, 동일한 것을 반복하는 것이 전혀 지겹지 않은지 쉴새없이 종이를 긁적인다. 집에서 모든 필기구를 아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숨겼다. 그런데도 밖으로 나가면 아들은 나뭇가지를 꺾어서 연필 대용으로 땅바닥을 긁적거린다. 그 긁적이는 것을 보면 아무런 형태도 없다. 그저 마음에 내키는 대로 손을 왔다갔다 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나의 경우에는 반복되는 행동을 없애는 방법은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반복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면 처음 어느 순간까지는 반복행동을 하려는 욕구가 억눌렸기 때문에 더욱 강력하게 반복행동을 하려고 하겠지만, 상당한 기간이 지난 뒤에는 반복행동에 대한 욕구가 오히려 감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마약에 손을 댄 사람이 처음에는 금단현상에 시다리다가도 몸에서 마약성분이 다 빠지고 난 뒤 다른 일에 전념하면서 마약에 대한 욕구가 감소하고 없어지는 것과 같다. 물론 이것에 대해서는 어떠한 심리학적인 이론이 뒷받침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 나름대로 생각을 통해서 얻어낸 결론이다.

반면, 내 아내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들이 반복행동을 하지 못한다면 부모가 감시하는 한도에서만 하지 않을 뿐이지 혼자 냅두면 오히려 미친듯이 반복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내는 부모가 아들을 감시하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아들을 돌볼 때에는 반복행동을 철저하게 금지할 수 있지만, 아내가 아들을 볼 때에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아내는 아들을 돌보는 것뿐만 아니라 집안일도 해야 한다. 집안일을 하는 사이에 아들은 종이에 낙서하기를 광적으로 하게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반복행동의 욕구가 더 커져서 더 걷잡을 수 없는 행동장애를 보일 것이다. 아내의 논리도 일리가 있다.

나는 내 주장과 아내의 주장 사이에서 누가 옳은지를 알 수 없다.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이 아들의 행동장애를 치유하는 방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