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전략의 현대적 이용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8. 29. 14:41 알고배우며

고대 전략은 그대로 현대에 이용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그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언제나 동일하다.

칸네의 전투에서 하니발은 자신이 가진 전력은 최대한 활용하되 적의 전력활용을 최소화하였다. 즉 로마군의 밀집보병대를 중앙에 몰아넣어 주머니처럼 감싸쥠으로써 로마군이 무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했다. 

테베군과 스파르타군의 교전에서도 테베군은 비대칭 전략을 활용하여 막강한 스파르타군의 예봉을 피하면서 그 약한 부분에 공격력을 집중함으로써 정예의 적군을 물리칠 수 있었다. 

육지의 전투에서는 언제나 상대방이 침범할 수 없는 고지를 점령하는 것이 전량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유리한 고지를 스스로 만들기도 했다. 케사르를 비롯한 로마의 장군들은 병사로 하여금 주둔지에 견고한 참호를 건설하게 함으로써 적의 공격에 대비하였고, 언제나 전술적인 우위에 있을 때에만 교전에 임하는 것을 철칙으로 했다. 케사르의 전쟁기록에서는 그가 얼마나 신중하게 전술적 우위의 확보에 집중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나폴레옹의 이탈리아 전역은 언제나 아군의 행군속도를 적보다 2배 빠르게 함으로써 교전시에는 항상 적보다 우세한 전력을 확보하도록 했다. 즉 적이 모이기 전에 각개 격파하는 식의 전략운용을 위해서 기동성을 활용했다. 

대항해 시대 이후에는 해상전력이 중요시되었다. 마한의 제해권 이론은 개방된 해상전에서는 조금만 전력이 우수해도 아군에게 별다른 피해도 없이 적을 섬멸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근대 전쟁은 제해권의 확보가 선결과제가 되었는데, 항공기의 등장과 함께 두헤와 같은 사람은 제해권의 개념을 차용해서 "제공권"의 개념을 확립했다. 세바스키는 태평양 전쟁 당시 문어의 발이 아니라 머리를 공격할 것을 주장했다. 전략폭격을 통해 적의 종심에 위치한 전쟁수행의 중추를 격퇴시키는 것이 전쟁을 가장 빠르게 종식시키는 길이라고 보았다. 최근 걸프전은 제공권의 장악이 전쟁수행에 얼마나 중대한 효과를 갖게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러한 전략은 모두 적에 대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것을 그 기본 모토로 하고 있다. 포위섬멸전에서는 적을 제한된 지역으로 몰아넣음으로써 아군은 적보다 더 넓은 면적과 전력을 이용할 수 있다. 방어전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령해 적의 이동을 방해하는 참호를 건설하거나 고지에 포대를 배치하는 것은 전략상 적보다 더 자유로운 전술활용을 가능하게 하려는 것이다. 제해권이나 제공권의 개념도 그와 같다. 향후 우주공간의 전술적 이용이 가능하게 된다면 지구를 둘러싼 우주공간을 지배하는 국가가 지구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