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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성은 여름에 남성보다 짧은 옷을 입을까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8. 29. 14:41 알고배우며

요즘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눈이 확 띄는 옷을 입은 여성들이 많다. 예전보다 더 그런 것 같다. 어떤 경제학자는 경기가 좋아지면 여성의 치마 길이가 짧아진다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경기가 좋지 않다고 느끼는데도 불구하고 여성의 옷 길이가 짧아지고 있다. 오히려 경기가 어렵기 때문에 옷 만드는 데 드는 옷감을 줄이려는 노력이 아닐까 하는 경제학적인 설명이 더 부합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경기와 관련 없이 여름에는 대체적으로 여성의 옷차림이 더 가벼운 것 같다. 나는 회사에 출근하는 남성이 반바지를 입는 것을 거의 못 봤다. 반면 반바지에 가까운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은 숱하게 보았다. 물론 보기 좋았다.  굳이 여기서는 왜 짧은 옷을 입어서 내 마음을 심란하게 하느냐며 따지려는 것이 아니다.

대체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의 노출이 심하다. 왜 그럴까? 

옷은 원래 추위와 부끄러움 때문에 입는다.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더위에도 옷을 입는 것은 대체적으로 부끄러운 부분을 가리기 위해서다. 아주 원시적인 사회에서는 이 두 기능만 충족시키면 됐다. 사람이 많이 모일수록 문명화되고 계급이 분화되면서 옷은 이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게 되었다. 그러던 것이 정치체제가 민주화되자 옷은 신분을 구별하는 기능을 잃고 있다. 바야흐로 옷은 몸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는 장식품이 된 것이다. 

남성의 옷 문화는 조직에 소속되었다는 뜻으로 유니폼화되었다. 거의 모든 남자가 비슷한 형태의 양복을 입게 되었고, 거의 몰개성이 판을 친다. 남성은 옷을 장식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여성의 옷은 자유를 상징하는 듯 하다. 여성은 조직에 소속되지만 여자로서 대우 받기를 원하는 것 같다. 여자는 옷을 통해 몸을 아름답게 가꾸려고 한다. 여자에게 옷은 장식품이다. 

과거에 나는 여성이 브래지어를 하는 것이 유방이 부끄러워 가리려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지금 보니 브래지어는 가슴을 가리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슴을 드러내려는 기능을 갖는다. 사회적으로 바로 가슴을 드러내는 것은 많은 지탄을 받기 때문에 은밀하게 가슴을 도드라지게 보이며 남성을 유혹하고자 하는 심정이 있는 것이 아닐까? 

여성의 짧은 치마는 날씨가 덥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오히려 다리의 각선미를 드러내보이려는 욕구의 발로다. 몸의 은밀한 부분을 가리면서도 가능한 한 자신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내보이려는 노련한 계산이 숨이 있는 것이다. 여성은 옷을 입을 때마다 많은 계산을 하는 것 같다. 

남성들은 아주 무더운 여름에 아무도 안 사는 무인도라면 심지어 팬티조차 입지 않고 편하게 살 것이다. 하지만 여자는 무인도에서도 살짝 무언가를 입을 것이다.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자기의 몸을 아름답게 장식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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