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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인플레이션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8. 29. 14:41 돈벌고쓰고/국가경제정책

인플레이션은 돈을 가진 사람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니지만, 빚을 진 사람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일반적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 빚을 지게 마련이고 인플레이션은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은 명목적인 것과 실질적인 것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명목적인 인플레이션이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질적인 인플레이션이 중요하다. 실질 인플레이션은 명목 인플레이션에서 물가상승율을 빼면 얻어진다. 

일본은 물가상승이 거의 제로 상태였기 때문에 명목 인플레이션이 낮았다. 물론 경기가 침체되었기 때문에 실질 인플레이션도 낮았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이 명목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방법은 우선 물가를 올리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는 물가가 오르더라도 소득향상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일어날 것이므로, 결국 비슷하거나 동일한 소득에서 높아진 물가를 감내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불만을 잠재우는 길은 물가상승에 맞춰 명목 임금의 수준을 올리는 방법일 것이다. 그런데 국가가 명목 임금을 마음대로 올리지 못한다. 결국 단기적으로 일본 국민은 정부에 대해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이 물가수준만큼 임금이 오를 경우 국민의 삶은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했던 안했던 동일할 것이다. 그 때까지는 일본 국민은 생활수준이 하락하는 것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일본 정부가 원하는 것은 이러한 시나리오가 아니라, 일본 기업이 인플레인션에 따라 부채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투자를 들려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당분간 가계의 소득을 기업에 전가시키는 효과가 있고, 일정한 한도에서는 일본의 대기업은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시나리오가 장기적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일본국민은 당분간은 자신의 소득이 기업으로 전가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혹은 일본의 노인층은 자본을 가지고 있고 임금으로 생활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의 수익성이 높아서 자본의 투자수익율이 올라가면 좋다고 할 것이며, 젊은 층은 임금의 실질적 가치가 하락하는 것에 대응해서 정부의 정책에 불만을 갖게 될 것이다. 일본정부는 지금 젊은이보다는 노인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지지기반을 보면 알 수 있다. 노인층과 자본가가 지지한다. 혹은 교육을 받지 않은 빈곤층이 지지한다. 단기적으로 재정지출을 통해서 총수요를 높임으로써 물가를 끌어올리는 방법은 재정지출의 주 대상이 될 빈곤층에게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는 재정지출을 계속 늘리지 못하고 인플레이션 때문에 오히려 재정이 감당해야 할 이자지출은 더 늘어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빈곤층에 대한 재정지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일본은 경기가 침체된 상태에서는 낮은 인플레이션이 축복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가 침체된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것은 더 좋지 않은 상황이다. 스테그플레이션이 그것이다. 낮은 인플레이션은 장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그렇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은 인도나 아프리카와 같은 곳으로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지 않을까? 이것은 글로벌한 경제의 흐름에 맞딱드려져 있다. 

그리고 일본의 경기침체는 근본적으로 인구정책에 있다. 일본의 인구가 증가하지 않은 이상 장기적으로 일본의 경제가 성장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다만 산업적으로 일본 기업이 혁신을 통해 세계의 산업을 지배하게 된다면야 달라지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