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를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

나는 어학공부를 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외국어 공부를 즐기는 것은 아무래도 중학교부터 영어를 공부하면서 얻게 된 성향일 것이다. 영어와의 만남이 크게 괴로웠던 사람도 있었겠지만, 나는 대체로 영어와 좋게 만났다. 물론 영어를 음성으로 만난 것이 아니라 오직 글자로만 만났지만, 외국어라는 것은 나에게 우리나라 말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었고 더 넓은 세계가 있음을 일깨워주었다. 나름 영어공부도 열심히 했다. 방학숙제로 일명 "깜지" 몇 페이지에 영어공부한 것을 적어오는 것이 있었는데, 나는 아주 정성껏 깜지를 썼다. 영어문장을 읽고 아예 외웠다. 그것이 영어공부를 잘 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든다. 공부는 말로도 하고 손으로도 할 수 있다고. 의외로 손으로 한 공부는 오래 남는 것이다.

지금은 그렇게 스페인어를 공부할 시간과 여력이 없는 것은 아쉽다. 일단은 스페인어를 읽히는 대로 쓸 수 있는 언어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소리내서 읽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공부방법이 아닐까 한다. 나는 어려운 책을 한 번 읽기보다는 쉬운 책을 100번 읽는 것이 외국어 공부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실제로 쉬운 책 위주로 공부한 것이 나에게는 훨씬 실력향상에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공부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나는 스페인어 공부에도 가능하다면 쉬운 책을 읽고 쉽다. 하지만 쉬운 스페인어 책을 찾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다행히도 지금은 인터넷으로 거의 모든 것을 찾을 수 있고, 인터넷에는 유아용 동화책부터 스페인에 관한 수많은 읽기자료가 널려있다. 

지금같은 시대에서는 교재가 없어서 공부하기 힘들다고 하는 것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널리고 널린 것이 공부자료이니까. 

또한 유튜브로 가서 spanish for children으로 검색을 하면 바로 동화낭송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자료를 한 100번 정도 들으면 실력이 확실히 늘지 않겠는가? 나는 아직 한 동화를 10번 정도를 들어보왔는데, 기초가 부족해서인지 아직까지는 철자대로 읽기만 하면 되는 스페인어도 잘 들리지 않았다. 아마도 어떤 언어든지 같은 단어를 수백번은 들어야 겨우 인지되는 것이다. 나의 언어능력 가운데 청취력이 그리 뛰어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눈으로 보는 철자는 바로 어떤 뜻인지를 깨닫게 되는데, 귀로 듣는 것은 그것을 이미 공부해서 인지한 것이 아니라면 어떤 뜻인지를 도무지 깨닫기가 어렵다. 아무래도 스페인어가 라틴계통에서 온 언어이다보니 비슷한 외국어의 지식이 읽기에 매우 도움이 되지만, 아직 듣는 것은 새로운 단어인식이 가능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눈으로 보는 읽기 능력을 발달해 있지만, 언어를 귀로 들어 이해하는 듣기 능력은 아주 제한적으로 발달했을 뿐이므로, 앞으로는 언어공부에 있어서는 대체적으로 듣기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각자의 언어능력에 맞는 공부방법을 선택해야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정보습득에 어느 지각을 먼저 사용하느냐에 따라 시각적인 사람과 청각적인 사람으로 나뉘는 것 같다. 물론 촉각이나 후각도 있지만 고도의 정보에서는 촉각이나 후각은 제한적일 것이고 대부분 시각과 청각 자료가 주류를 이룬다. 점차 시각적인 자료의 양이 압도하는 시대로 가고 있지만, 언어의 경우에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읽기능력보다는 듣고 말하기 능력이 점차 중요하게 되어 가는 것 같다. 이제 화상 대화가 보편화된다면 새로운 지식을 문자를 읽을 형식이 아니라 동영상이나 음성화일을 통해서 전달받게 되는 시대가 열리게 될지도 모른다. 

아무튼 스페인어는 수많은 문학작품이 널려 있고, 스페인어권의 국가들이 대체적으로 잘 살지 못하는 중남미 국가들이 많다보니 저작권 관념이 높지 못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찾아보면 최근에 저술되거나 번역된 소설들의 음성화일 낭독을 쉽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좋다. 이러한 유튜브 음성낭독을 통해서 듣기 공부가 어느 정도 되면 인터넷의 바다에 빠져 많은 스페인어 싸이트를 이리저리 헤매고 다니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