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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페인어 공부에 푹 빠져 있습니다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8. 29. 14:41 딴나라말

저는 취미 생활이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인지도 모르게 되었습니다. 사실 스페인어를 공부한다고 해서 특별히 써먹을 곳도 없기 때문에 이 언어를 공부하는 것은 단지 취미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스페인어를 공부하게 된 것은 기본적으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세계에서 상당히 많다는 사실에 기인합니다. 저는 독일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는데, 독일어를 사용하는 인구보다는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스페인어를 먼저 공부했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독일어를 공부하게 된 것은 법학과 철학을 좀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물론 독일어를 법학이나 철학에 관련된 책보다는 문학에 관련된 것을 더 많이 읽기는 했지만요. 그것은 장기적으로 소설책에 뜻을 두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공부차원에서는 아직 언어가 서툰 상태에서는 바로 심도 깊은 전문서적을 독파하기 보다는 가벼운 소설을 읽는 것이 더 좋기 때문이었습니다. 소설을 읽다 보니 독일에도 유명한 소설가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향수"를 쓴 쥐스킨드와 같은 작가는 참 특이한 글쓰기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의 향수는 독일어로 여러 번 읽을 작정입니다(지금까지 2번 읽었습다만 더 읽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왜 스페인어를 공부하게 되었느냐를 보면 스페인어의 막대한 사용자층을 고려할 때 장차 내가 나이를 먹어서도 어디 쓸모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들기도 하는군요. 스페인어로 된 유명한 소설책인 돈키호테와 백년간의 고독을 읽는 것을 스페인어 공부의 목표로 삼겠습니다. 돈키호테는 너무나도 유명한 책이고, 이 책을 읽고 나면 어쩐지 제가 좀더 유머러스한 사람이 될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저는 돈키호테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뭔가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패기와 같은 것을 같고 싶더군요. 돈키호테는 나중에 그러한 무모함을 크게 후회하면서 생을 마감하게 되지만, 돈키호테적인 인간형은 매우 낭만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꼭 가능한 것만을 도전하는 것은 재미가 없잖았요. 인생을 재미 있게 살다 가는 것이 좋잖아요.

너무나 많은 언어를 하다 보면 단점이 어떤 언어도 완벽하게 마스터하기 어렵다는 점이고, 언어를 마스터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기 쉽다는 점입니다. 언어는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고 사상을 담는 틀이기 때문에 어떤 언어를 공부하였다면 그 언어로 쓰여지 다양한 사상을 섭렵하는 것을 목표로 두어야 합니다. 저는 스페인어를 공부한 이상 스페인어로 된 책을 100권 정도 읽을 작정입니다. 이러한 목표를 당장 세울 수 있게 된 것은 스페인어를 조금 공부하고 보니 참 영어를 공부한 사람에게는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것이 매우 싶다는 것을 깨닫게 점도 있습니다. 더구나 프랑스어와는 너무나도 가깝더군요. 많은 표현이 아주 익숙합니다. 물론 모르는 단어는 수두룩하게 많지만, 그 모르는 단어라는 것은 일상생활와 아주 깊숙히 관련되어 있는 몇몇 기본적인 단어이고, 오히려 학술적인 언어는 영어, 프랑스어가 상당한 부분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영어 등을 공부한 사람에게는 스페인어가 어렵지 않습니다. 

저의 기본적인 언어공부방법은 이렇습니다. 어떠한 언어든지 신약성격의 마태복음을 읽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것은 제가 복음서를 워낙 많이 읽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전혀 모르는 언어로 읽더라도 대충은 어떤 말을 하고 있느냐는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스페인어의 경우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이 마태복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스페인어는 적힌 대로 읽기만 하면 되므로 아주 좋습니다. 

영어도 적힌 대로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매우 이상한 철자를 접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것도 익숙해지면 되는 것이 아닐까요? 영어의 개혁을 주장하고 싶습니다. 언어가 개혁될리가 없겠지요. 그 많은 영어 사용자가 이미 자기가 쓰고 있는 철자를 왜 바꾸려고 하겠습니까? 철자와 발음의 괴리가 벌어지다 보면 언젠가는 도저히 그 틈을 매울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고, 그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철자의 개혁을 시도하게 될 수밖에 없을까도 생각해 봅니다.

스페인어를 공부하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스페인 사람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스페인어는 매우 아름다운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언어가 다 아름답지만 스페인어는 그 단순성에서 아름답습니다. 언어를 배우면 배울수록 복잡성보다는 단순성을 깨닫게 되는 것이겠지만 저의 경우 스페인어를 그리 많이 공부하지 않았는데 아 단순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등을 보면 스페인어권의 사람들이 매우 낙천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음을 알겠고, 그러한 낙천적인 세계관을 언어공부를 통해서 더 많이 터득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됩니다. 아무튼 스페인어 공부의 매력에 푹 빠져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