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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 법제관님, 출판을 축하드려요(법제관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법 이야기)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6. 6. 28. 12:32 어떻게살까/법과 생활

이상수 법제관께서 최근 재미있는 법 이야기 책을 출판했다.

흔히 법이라고 하면 딱딱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상수 법제관이 딸에게 들려주듯 아주 쉬우면서도 재미있는 내용을 담았다.

 

직장 동료가 책을 냈다고 하는 점에서 과연 어떤 내용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특히나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법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니 더욱더 관심이 갔다.

 

나도 딸이 있지만, 딸 아이는 도통 아빠가 하는 일에 크게 관심이 없는 듯 했다. 하지만 이상수 법제관의 딸들은 아빠가 하는 일에 관심이 많고, 아빠에게 법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했다고 하니 참 부러웠다. 무엇보다 아빠와 딸들의 사이가 끈끈하다는 것이고, 아빠가 딸에게 자상하게 자신이 하는 일을 설명하였을 테니까 얼마나 아빠와 딸이 사이좋게 지내는지 눈에 선하게 느껴졌다.

 

이상수 법제관은 내가 알고 있는 한 매우 가정적인 것 같다. 같은 세종시에서 근무하고 또 동일한 세종시에서 거주하다 보니 자주 만날 것 같지만, 사무실 밖에서 특히 청사를 벗어나서는 이상수 법제관을 만날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2달 정도 전에 세종시 아름동의 해피라움에 있는 고봉민 김밥집에서 이상수 법제관을 만났다. 나는 마침 주변의 야산을 등산하기 위해 점심 대용으로 김밥을 사려는 것이었는데, 이상수 법제관은 휴일이라 아침 대용으로 김밥을 사기 위해 온 것이었다. 나야 집에서 백여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곳이니까 온 것이라지만, 이상수 법제관은 고봉민 김밥이 맛있다면서 굳이 먼 길을 온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상수 법제관이 매우 가정적이라는 사실에 대한 실마리를 볼 수 있었다. 

 

과연 딸들과 친하게 지내는 아빠는 자신의 직업과 관련된 일들에 관해서 과연 어떻게 이야기할까? 나도 딸에게 자상한 아빠가 되어 주고 싶었다. 더구나 법은 우리가 이 세상을 살면서 얼마나 중요한 주제인가?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서부터 법에 대해 학습하고 있고, 중학교나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법을 상당히 자세하게 공부한다. 나의 학창 시절보다 법의 비중이 더 증가한 느낌이다. 아무래도 법은 실용적인 학문이고, 점점 더 학교교육은 실용적인 내용이 중시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데도 막상 딸에게 법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면 여러 가지로 망설여지는 것이 있다. 일단 법은 재미없다라는 선입견을 깨부수기가 어렵다. 물론 나부터도 법을 쉽고 재미 있게 설명하는 요령이 부족하다.

 

그런 면에서 이상수 법제관의 책을 한번 훑고 나니 딸에게 뭔가 말할 수 있겠다는 감이 왔다. 하지만 나의 설명을 듣는 것보다는 이상수 법제관의 책을 읽는 것이 더 깊이가 있을 것 같고, 아무래도 법에 대한 흥미를 북돋우는 면에서도 이상수 법제관의 책이 더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딸에게 가져가서는 법을 재미있게 설명한 책이라면서 일독을 권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은 주로 형법이나 민법과 같은 기본법의 내용을 풀어쓴 것이고, 그 저자가 대부분 변호사나 법학자 위주로 되어 있는 데 반해서, 이 책은 법제처라는 조직에서 실제로 법제심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법제관이 실무경험을 통해서 우러나온 실제지식을 전달하고 있는 점에 특색이 있다.

 

흔히들 "법"이 "돈"이 된다거나, "밥"벌이의 큰 수단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의 소소한 삶의 여러 부분은 형법, 민법 같은 기본법보다는 이른바 "행정법"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게 된다. 형법은 범죄와 같은 특수한 사건에 연루될 경우 적용되는데, 평범한 사람으로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범죄는 그저 동떨어진 세계로 느껴질 정도로 그리 자주 맞닥뜨리게 되는 분야가 아니고, 민법의 경우에도 그 내용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삶에 큰 지장은 없다. 우리는 송사를 될 수 있는 한 멀리 하라고 배우고 있고, 웬만한 결심이 아니고서는 소송을 제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행정청에 출생신고를 해야 하고, 유치원에나 유아원에 들어가거나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행정의 영향력을 받고, 죽어서도 여러 가지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는 것처럼 이제 사람은 행정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행정에 관한 법률이나 하위법령들을 어떻게 만들고 집행할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해 잘 알게 된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와질 것이고, 아무래도 같은 일을 하더라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뿐만이 아니다. 단순히 만들어진 법을 준수하는 것을 떠나서 우리의 생활에 불변한 법을 직접 고치고 꼭 필요한 법을 새롭게 만드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좀더 능동적으로 개척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이 수동적이지 않고 능동적이면서 "진취적"이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현실에 순응하기보다는 현실의 여건을 규정하고 있는 복잡한 법 관계를 분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낼 수 있는 자세를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현실에 관련된 법 관계를 모두 파악하는 데에는 많은 공부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능동적으로 법을 고칠 수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다는 것이 나중에게 아주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아무튼 중학생인 딸들에게도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법 이야기를 친근하게 들려줄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이상수 법제관이 부럽고, 금번의 출판을 축하드린다. 또한 이상수 법제관님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타입이라서 후속 작품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