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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방지 샴푸를 사용하게 하는 사회를 고치자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5. 9. 14. 13:41 이런저런

저는 탈모에 대해 크게 걱정 없이 살아 왔습니다. 머릿털에 관해서라면 언제나 부모님께 감사하는 입장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끔 마트에서 쇼핑을 하다 보면 탈모방지 샴푸를 보게 됩니다. 일반 샴푸보다 월등하게 비싼 가격 판매되는 "탈모 방지 샴푸". 당연히 효과가 있겠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다는 기사도 있군요.  

샴푸가 탈모 방지 해결책? - 대한민국 IT포털의 중심! 이티뉴스

의약외품으로 허가 받은 탈모 방지 샴푸 821개 중 실제 임상 시험으로 그 효능을 입증 받은 탈모 방지 샴푸는 4개에 그치며, 전체 탈모 방지 샴푸의 0.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탈모 방지 또는 모발의 굵기 증가라는 실제 탈모 샴푸의 효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채 탈모 방지 샴푸라는 이름으로 판매돼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난 것이다.

 탈모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을 치료해야지 단지 샴푸로는 탈모의 원인을 제거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더군요.

기본적으로 머릿털이 많든 적든 건강에 큰 영향은 없을 것입니다. 단지 미용상 보기 좋지 않다는 것인데요. 가끔은 머리숱이 많은 것보다는 적은 것이 조금 훤칠하고 시원시원한 이미지를 주고 있지 않나요? 아무래도 이마가 벗겨지는 것이 보기에 좋지 않다는 것은 나이가 들어보인다는 것이겠지요. 아름답다는 것도 절대적인 기준은 없고, 단지 젊어보기고 건강해 보이려는 노력이겠지요. 그래서 아름다움의 한 기준으로서는 "동안"이라는 것이 한참 회자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더구나 우리는 겉으로는 나이든 사람을 존경한다고 하면서도 다른 측면에서는 나이를 상당히 차별하고 있는 문화에 속합니다. 과거 공무원 시험의 경우에는 나이 제한이 상당히 낮았고요. 대부분의 기업도 젊은 사람을 뽑으려고 합니다. 아예 외국에서는 어떤 일자리에 지원하는 사람의 외모나 나이를 알아볼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나이 차별은 인권상으로도 매우 종요한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탈모 방지 샴푸가 필요 없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소비자 보호도 생각하게 됩니다. 그 동안 탈모 방지 기능이 있는 것으로 속아 왔던 소비자는 어떠게 대응해야 할까요? 소비자 보호가 대부분 사후적인 피해 보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사전적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겠지요. 그래서 공무원이 존재하는 것이겠구요. 

최근 규제 완화라는 명목으로 많은 규제가 없어지고 있는데,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도 규제에 대한 인식이 퍽 좋지 않은 것 같더군요. 공무원인 불필요한 규제를 양산한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인지 꼭 필요한 규제도 살며시 사라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주로 관련 업계의 입김이 작용한 것입니다.

기업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차원에서, 똑 점점 낮아지는 성장율에 대응하고 줄어드는 일자리를 보전하기 위해서도 기업의 활동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필요한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기업의 자유도 시민의 생명과 재산에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한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손톱밑 가시 제거, 규제 기료틴과 같은 제도가 과연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는데, 아니면 기업의 일방적인 이익을 위해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잘 알다가도 모를 때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모든 기업이 스스로 소비자를 속이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아주 양심적으로 영업을 하는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그런 양심이라는 것도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고, 기본적으로는 양심적으로 영업을 했을 때 더 좋은 결과 있었다는 경험을 통한 학습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한 학습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규제는 남아 있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