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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조직개편을 위한 칼을 빼들다.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11. 22. 09:01 IT인터넷/안드로이드폰

저는 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기업의 경영행위에 대해 아마추어적인 판단을 내리고, 나중에 그 결과를 살펴보아 저의 판단 오류를 수정함으로써 경영이나 경제에 대해서 배우는 방법을 택하고 싶습니다. 조금 주제 넘는 짓일지도 모르지만, 과학의 방법이란 이론을 세우고 그 이론에 따라 현상에 대한 판단을 내린 후 그 결과에 따라 이론을 수정하는 것입니다. 뭐 경제나 경영이 과학이 될 수 없지만 어떠한 관점을 수정해서 현실적이게 만드는 방법은 끝임없이 현장과 교감하는 데에 있다고 믿습니다.

 

최근 삼성은 스마트폰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모바일 쪽의 인력을 대폭 축소하는 조직개편 방안을 들고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애플과의 싸움에서 힘이 부친가 봅니다.

 

삼성전자, 갤럭시 인력 6000명 줄인다 - 중앙일보 뉴스

‘갤럭시 신화’ 재연을 벼르고 있는 삼성전자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전열을 재정비한다.

 스마트폰 매출·이익이 급증할 당시 덩달아 비대해진 IT·모바일(IM)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급변하는 경영 상황에 발 빠른 대응이 가능하도록 지휘 체계를 단순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IM부문을 비롯한 삼성전자 조직 개편은 다음달 초 예정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와 맞물려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 뿐만 아닙니다. 한화와 빅딜을 단행했습니다. 

삼성의 조직개편은 확실해졌습니다. 


삼성은 중국의 저가폰에 대응할 수 있는 뾰족한 방안도 없기 때문에 조직개편이 다급한 수순이 되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삼성전자의 판단이 옳다고 봅니다. 어차피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기술적 차별화가 소비자에게는 그닥 와닿지 않습니다. 평범한 소비자가 스마트폰에서 기대하는 것은 최근의 제품으로도 거의 대부분 충족되었습니다. 더 높은 사양의 제품이 있다고 해서 사용자가 새로운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안드로이드폰의 100만개가 넘는 앱 중에서도 사용자가 주로 쓰는 앱은 몇 개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휴대폰의 기능 중에서도 게임, 인터넷 검색, 쇼셜 미디어 접속, 사진 촬영, 음악 감상 등과 같이 몇 가지를 주로 사용할 뿐입니다. 모든 사용자가 파워유저가 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제는 높은 사양에 대한 추구보다는 제품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느냐 하는 "가성비"가 중요한 덕목으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특히 단통법이 통과됨에 따라 더욱 가성비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것입니다. 세계의 거의 대부분 나라에서 스마트폰의 사용이 보편화된 만큼 단가 하락에 대한 압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삼성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애플이 될 수 없습니다. 애플은 그 독특한 제품 컨셉으로 소비자에 대한 장악력을 확실하게 확보하고 있습니다. 제 주위에서 애플빠는 봤어도 삼성빠는 그닥 보지 못했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삼성 제품이 독특한 점은 별로 없습니다. 단지 하드웨어 성능에 관한 것이 부각될 뿐입니다. 더구나 하드웨어 부품은 많이 표준화되고 있습니다. 삼성은 그저 효율적인 제조업자일 뿐입니다. 애플은 맥킨토시 컴퓨터의 제조 때부터 꾸준히 독특한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더구나 스티브 잡스와 같은 최고 경영자는 애플이라는 회사의 사장이기에 앞서 시대를 풍미한 슈퍼 스타로 활약했고, 소비자에게 엄청난 카리스마를 뿌려댔습니다. 애플은 아직도 스티브 잡스의 카리스마 덕을 보고 있는 듯 합니다. 물론 후임 경영진도 아주 전략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삼성이 뼈를 깎는 노력을 한다면 장기적으로 애플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단기간에는 안 되고, 삼성이 스마트폰에 돈을 퍼부을수록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삼성이 깨끗이 포기하고 새로운 사업분야를 개척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안드로이드만 보더라도 삼성이 새롭게 개척할 수 있는 시장은 풍부합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시스템을 스마트폰용으로뿐만 아니라 범용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구글은 최근 많은 로봇 업체를 인수했고, 세계적인 기술발전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개발하고 있는 "구글 글래스"는 스마트폰을 뛰어넘는 혁신성을 갖고 있습니다. 눈이라고 하는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기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맥루한의 말대로 모든 미디어는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각종 전자 기기는 인간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왔습니다. 스마트폰 시대에 와서는 컨버전스가 대세를 이루었고요. 모든 전자기기의 기능을 스마트폰으로 통합하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감각기관은 눈, 코, 입, 귀가 있고, 두 팔과 두 다리가 있습니다. 하나로 통합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지요. 스마트폰에 모든 감각기능을 통합하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반하고 부자연스럽습니다. 바야흐로 각종 기기가 인간의 신체 구조에 적합한 형태로 변신하려는 찰라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웨어러블 기기가 그것입니다. 물론 웨어러블 기기가 상용화되려면 여러 난관이 있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미래의 방향은 인간의 신체구조에 적합한 웨어러블 기기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봅니다. 사물인터넷과 같은 분야도 스마트폰의 연장선상에서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자업종의 여러 분야 가운데 삼성이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로봇" 분야야말로 미래에 크게 발전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머잖아 세계 최고의 고령 국가가 될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고령화의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금은 청년 실업이 큰 문제로 남아 있지만, 베이비 붐 세대의 정년과 더불어 경제의 많은 부분에서 인력부족에 시달리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2060년이 되면 65세 인구와 그 이하의 인구가 거의 같아지는 사태까지 벌어질 것입니다. 이 때 고령자 돌봄 서비스는 사람이 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필연적으로 "로봇"에 대한 수요는 폭증할 것입니다. 이미 일본은 로롯을 미래의 전략 산업으로 설정했습니다. 단가를 후려쳐서 경제성 있는 로봇을 생산해서 수출하는 쪽으로 정책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로봇 산업은 그 동안 기계공학에서 주로 다루어왔지만, 많은 전자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전자업체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입니다.

이제 삼성도 전기자동차에 관심을 가질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과거 이건희 회장이 개인의 취향에 이끌려 삼성자동차를 창립하고 공격적으로 투자를 했지만 IMF 구제금융 사태의 파도를 이기지 못하고 실패한 사례가 있어 삼성이 자동차 분야는 처다도 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자동차는 전자산업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으며, 부품의 대다수는 전자부품입니다. 전기자동차에서 기계적 요소가 극도로 제한되어 오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에서 가장 많은 단가를 차지하는 뱃터리에서는 삼성이 독보적인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삼성은 전기자동차에 이미 많은 연구개발을 투여했을 것입니다. 삼성 SDS에서는 이미 세계 유수의 전기자동차 업체에 기자재를 납품하고 있고요. 삼성은 전기자동차의 시장이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삼성이 지금까지 돌다리를 충분히 두드렸다면 이제부터는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을 선도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그 밖에도 삼성은 이미 바이오 시밀러와 같은 제약산업과 의료사업에도 깊숙히 발을 담그고 있습니다. 그 동안 스마트폰에 투입했던 인력을 새로운 전략산업에 투입할 경우 해당 분야가 급속히 발전하고, 삼성은 단지 기업의 이윤을 더 확보하는 단계를 지나 세계의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삼성전자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