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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양적완화(MBS 구입) 종료, 우리에게 미칠 파장은?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10. 31. 11:15 돈벌고쓰고/국가경제정책


제가 실로 오랫만에 경제전망에 관한 포스트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게으른 탓도 있지만 경제를 전망하기에 상황이 상당히 불투명했던 것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미국 중앙은행에서는 중대한 발표를 했군요. 이것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 넘어갈 수가 없군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는 2014년 10월 29일(현지시간)에 제3차를 끝으로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다음 달부터 국채 및 모기지(주택담보부) 채권을 더는 사들이지 않기로 했다는 겁니다. 다만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0∼0.25%)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이어가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저는 미국의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한 양적완화의 종료가 쉽지 않을 것이고, 제4차 양적완화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예상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가능성 이야기는 그저 가능성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이런 경우에 경제에 대한 예측이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미국의 경기 회복의 지속 가능성은?

그럼 미국의 경제가 완전하게 회복된 것일까요? 분명히 연방준비이사회는 경제의 개선 흐름이 확고하다고 판단했는데 맞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지속가능성에 있습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GDP 성장률은 3.5%로서 예상을 뛰어넘는다고 합니다.

美 3분기 GDP 성장률 3.5%…'예상 상회'

하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과연 지속가능성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게 합니다.

미국 소비 지출은 3분기 1.8%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으나 2분기 2.5% 확장됐던 것에 비해 성장 속도가 둔화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9% 증가도 밑돌았다.
반면 정부 지출 규모는 4.6% 증가했다. 이는 미국의 방위산업 지출이 반등한데 따른 것으로 오바마 행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한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또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4604억달러에서 4099억달러로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위 기사의 내용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 지출은 예상치보다 낮았던 반면, 정부의 지출이 크게 늘었는데, 그것도 미국 방위산업 지출이 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방위산업의 지출이 늘었을까요? 그것은 최근 중동에서 이슬람국가(IS)가 크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고, 미국이 이슬람국가에 대한 공습을 강화했기 때문에 막대한 전쟁물자가 소모되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과연 이러한 군비지출이 지속가능성이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미국의 경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이 증가하기는 하였지만 예상보다 덜 증가했다는 것에서는 추후 미국 경기의 하강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더구나 종전 양적완화에서 연준이 집중적으로 매입했던 것은 주택담보증권(MBS)이었습니다. 주택담보증권은 주택구매자의 은행채무를 유동화 증권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연준이 이것을 매입함에 따라 소비자로서는 더욱 싼 이자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연준의 양적완화의 주요 타겟은 바로 미국 주택가격의 안정화였던 것입니다. 이제 미 연준이 주택담보증권의 구매를 종료한 이상 주택구매자는 더 비싼 이자를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주택경기는 하강하게 되었습니다. 주택가격이 하락할 경우 미국의 소비자는 부의 자산효과 때문에 소비를 더욱 줄이려고 할 것입니다. 가뜩이나 소비 지출의 증가율이 예상치보다도 낮게 나왔는데, 앞으로 미국 소비가 가속적으로 증가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은?

미국의 경기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미국에서 투자가 활발하지도 않을 것이고 물가도 크게 상승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중지하되 금리를 제로 수준에서 상당한 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한 것은 아직도 미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망에 따르면 양적완화에 따라 신흥국에 투자되었던 막대한 자금이 당장 미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미국이 금리를 높이게 된다면 신흥국에 대한 투자상 이점이 사라짐에 따라 대규모 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되돌아가는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그것도 미국의 경제전망이 밝을 때의 이야기이지 지금처럼 미국의 경기 하강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는 미국으로 유동성이 대거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미국이 제로금리를 유지하게 될 상당한 기간 동안에는 우리 경제는 물론 신흥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에 대한 전망 때문에 이미 많은 신흥국에서는 주식이 상당히 하락하고 국채 이자율이 상승하였던 것입니다. 미국 양적완화 종료 전망이 각종 증권의 가격에 이미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과 주식가격에 대해서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각각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환율의 전망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는 환율을 매개변수로 삼아 우리의 부동산과 주식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환율은 크게 변동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앞의 포스트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최근 3년간의 환율 그래프를 보면 환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져 왔습니다. 그랬던 것이 최근 몇 달 동안에는 환율이 올라갔습니다. 그것은 과거에 매번의 양적완화 종료 여부가 불투명할 때마다 올랐던 것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1개월 전부터는 다시 환율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랬다가 이번에 양적완화를 종료하겠다는 발표에 따라 조금 상승하고 있을 뿐입니다. 제가 볼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율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더구나 우리의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올해를 기점으로 해서 순수채권국이 될 것이므로, 환율부문에 있어서는 불안성이 높지 않다고 보입니다.


부동산 가격의 전망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가 우리의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그것은 금리를 통해서입니다. 미국의 자금이 부동산에 그리 많이 투자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동산에 투자된 자금의 유출에 따른 위험성은 많지 않습니다.

위와 같이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올라갈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 한국은행은 금리를 낮은 상태로 유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부동산 가격에 대해서는 금리적 충격이 크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주택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측면에서는 내년부터는 주택가격이 다시금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택의 수요 측면에서 볼 때에는 인구가 정체상태에 이르렀고 결혼하는 신혼부부가 크게 늘지 않고 있는 이상 주택의 실수요는 상당한 기간 동안 비슷한 규모를 유지할 것입니다. 더구나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들어 주택에 대한 투자수요도 많이 없어졌습니다. 반면 주택의 공급 측면에서 볼 때에는 경제위기 때문에 2010년과 2012년까지는 주택공급이 크게 줄었다가 2013년부터 올해까지는 주택 분양이 회복되는 추세이며, 특히 올해에는 주택분양이 많이 늘었습니다. 내년부터는 실질적으로 건축되어 입주 가능한 주택이 공급될 것입니다. 이렇게 될 경우에는 내년부터는 주택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주식시장 전망

3년 시세그래프


최근 1년간과 3년간의 주식 그래프를 보면 주식은 여러 차례 2,050 포인트의 언저리를 뚫기 위해 여러번 시도했다가 변변히 실패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대략 박스권을 형성했다고 볼 수 있는데 특이한 것은 위쪽은 큰 변화가 없는데 아랫쪽은 다소 높아진 감이 있습니다. 이것은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상당히 진정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회복에 대한 자신감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3개월 동안을 보면, 코시피의 주식가격은 폭락을 하다가 조금 회복을 한 상태입니다. 대한민국의 주식가격 폭락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전망에 따른 세계적인 불안심리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미국이 양적완화의 종료를 선언했음에도 주식가격은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진정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미국의 영향보다도 중국의 영향을 더 받게 되었고,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대기업의 국제 경쟁력에 따라 주식시장의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은 최근 어닝 쇼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매출액이 줄었고, 영업이익율은 크게 하락했습니다. 삼성뿐만 아니라 현대를 비롯한 많은 수출제조업이 주력인 대기업이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현재 여건상으로는 대기업의 경쟁력을 더 이상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주가지수가 지금까지의 좋은 상황에서도 뚫지 못했던 2050 포인트를 넘어설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다만 최근 지나치게 급격하게 폭락했기 때문에 다소 상승조정될 것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성장동력은 없기 때문에 2000을 하회하는 수준까지 상승하다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