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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국가부채 위기, 해결방안은 없는가?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10. 17. 15:29 돈벌고쓰고/국가경제정책

그리스 국채 10년물의 이자율이 8.917%까지 갔습니다.



일반적으로 국가채권의 이자율이 7%를 넘어서면 심각한 사태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그리스 내부의 사정에 따라 조기 총선의 가능성이 불거졌고, 이에 따라 구제금융을 예정보다 빨리 청산할 것이냐를 두고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그리스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금융정책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고 하겠습니다. 그리스 문제가 그 동안 조용했던 것은 유럽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적극적으로 펼친 덕분이기도 한데, 양적완화 자체는 금융상의 심각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임시조치의 성격이 강합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양적완화는 정상적이고 보편적인 금융정책 수단이 아닙니다. 양적완화는 오히려 금융기관 본래의 기능을 저해합니다. 금융기관은 사업성이 없는 기업에게 자금을 대주지 않음으로써 그러한 기업을 파산시키고, 사업성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더 많은 자금이 지원되도록 하는 투자 선별기능을 수행합니다. 양적완화가 지속될 경우 표면적으로는 위기가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금융의 본래 기능이 훼손됨에 따라 기업의 투자행위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는 것을 방해합니다. 이러한 구조조정 방해는 정작 능력있는 기업의 성장을 막고 오히려 능력없는 기업에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그리스의 경우에는 국가부채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근본적으로 유럽통합에 따라 유럽시장에 대해 비슷한 이자율이 적용되므로 신용도가 낮는 그리스는 더욱 빚을 지려는 경향을 띠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빚은 계속해서 경상수지의 악화로 나타납니다. 유럽시장이 유로화로 통합되지 않았다면 국제수지 악화는 자국 화폐가치의 하락을 가져와서 수출을 촉진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유럽이 유로화로 통합된 바람에 그리스와 같이 제조업 기반이 튼튼하지 않은 국가는 계속해서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산업경쟁력이 탄탄한 독일이 다른 나라의 국가부채 위기 때문에 낮아지는 유로화의 이익을 독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유럽내부의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는 한 유럽의 금융위기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그리스의 출산율을 높여 고령화에 따른 재정부담을 완화하고, 유럽통합에 따른 이자율 하락이라는 달콤한 유혹에도 불구하고 부채를 지기보다는 청산하기 위한 노력을 하며, 결국 약화된 제조업 기반을 다시 구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해결방안은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리스 국민은 자신의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많이 고통스러운 것 같습니다. 해결방안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사실 그 실행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