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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천시 레인코트와 우산 중 뭘 선택할까?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10. 15. 17:39 이런저런

남쪽에서는 태풍이 불어온다고 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우산을 너무 자주 잃어버렸습니다. 아침에 비가 왔다가 오후에 비가 오지 않으면 언제나 우산을 잃어버렸습니다. 어찌나 자주 잃어버렸던지 나중에는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아예 우산을 들고 다니지 않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장마철에도요. 특히 중학교 때에는 집에서 학교까지가 거의 40분 정도 걸렸기 때문에 장마철 등교 후 의자에 앉아 있으면 의자가 비에 흠뻑 젖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온몸이 다 젖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뼈속까지 젖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이제 제 나이가 40대 초반입니다. 체면상 이제는  레인코트(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들고 다닙니다. 그런데 여전히 귀찮기는 합니다. 

비가 올 때마다 생각하게 되는 것이 레인코트를 입을까, 아니면 그냥 우산을 들고 나갈까 하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비가 많이 올 경우나 밖에서 많은 활동을 해야 할 경우에는 레인코트를 입고, 비가 적게 오거나 걸어야 할 거리가 짧을 때는 우산을 씁니다. 

우산은 머리와 상의를 가릴 수 있으나 바람이 부는 경우에는 별 효과가 없습니다. 레인코트는 비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하는 데 편합니다. 특히 우산을 들고 있으려면 한 손이나 두 손을 써야 하는데, 우비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지요. 

하지만 비가 그치거나 목적한 장소에 도착하면 우산은 그냥 접기만 하면 되지만, 레인코트는 벗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물론 벗지 않고 생활할 수도 있지만 물기가 흘러내리지요. 

등산할 때에는 우비. 도시에서 가까운 곳에 일을 보러갈 때에는 우산. 빗길에서 자전거를 탈 때는 우비. 이런 경우에는 쉽게 판단할 수 있겠지요.

연인끼리 빗길을 걸을 때는? 말하나 마나지요. 바로 우산이지요. 바로 옆에서 오봇함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럼 애인을 만나러갈 때에는 일부러 우산이나 레인코드를 모두 들고 가지 않는 것도 애인과 더 가까워지는 비결일까요? 이걸 노리고 상대방도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는다면. 참 복잡한 문제네요. 여성이라면 우산을 들고 가지 않아도 되겠지만, 남성이라면 우산을 들고 가서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은 애인에게 기사도 정신을 발휘할 수도 있겠지요. 

간혹 좁은 길거리에 많은 사람이 우산을 들고 나오는 경우에는 도대체 어떻게 할까도 고민이 됩니다. 그럴 경우에는 남자는 바로 우산을 높이 드는 것이 예의일 것 같습니다. 상대편의 우산이 내 우산 밑으로 와서 내가 조금 비를 맞게 되더라도 남자는 대범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