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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광을 받고 싶은 현대인의 심리, 연예인처럼 연기하라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10. 10. 18:15 이런저런

각광이란 무대의 앞쪽 아래에 장치하여 배우를 비추는 광선을 말합니다. 여기서 전이되어 각광을 받는다고 하면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는 것을 의미하지요.  


요즘 청소년에게 물어보면 연예인가 되겠다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제가 자라날 때만 하더라도 정치가나 과학자, 사업가 등이 되겠다는 사람이 많았지만 연예인이 되겠다는 사람은 적었습니다. 


레이더형 인간


미국의 사회심리학자인 리즈먼은 고독한 군중이라는 책에서 현대인은 "레이더형 인간"이라고 했습니다. 행동의 기준이 바깥에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주관적인 기준보다는 다른 사람의 평판에 더욱 신경 쓴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근대인을 "나침반형 인간"이라고 했습니다. 근대인은 교육받은 것을 마음의 양심이라는 부분에 새겨넣은 다음 그대로 행동하려고 했으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자신의 행동을 수정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현대인의 불안 심리


그럼 현대인은 어떠한 심리를 느낄까요? 현대인은 레이더형 인간으로서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 심리상태가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언제나 불안합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란 시시때때로 변하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견고한 닻을 내리지 못하고 풍랑이는 바다 위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배와 같습니다. 언제나 불안합니다. 


사람들은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쉽게 뭉치려고 합니다. 마음속의 불안을 집단으로 뭉침으로써 해결하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수많은 사이버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과시와 구별 심리


사람들의 소비행태에서도 명품을 선호합니다. 실제로 실용적인 가치보다 현격하게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도 명품백을 사야 합니다. 명품백을 들고 다녀야 위신이 서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것도 자신의 기준을 확고하게 갖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판단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서로에 대해서 딱지 붙이기를 합니다. 딱지에도 좋은 딱지와 나쁜 딱지가 있습니다. 남으로부터 좋은 딱지를 받으면 기분이 좋고, 나쁜 딱지를 받으면 기분이 상합니다. 나에게 붙은 딱지에 따라 마음이 왔다갔다 합니다. 이러한 생활이 계속 되면 될수록 나는 불안합니다. 자신감을 잃게 됩니다. 


인기를 얻고파


연예인을 인기를 먹고 삽니다. 많은 인기 연예인을 인터뷰했더니 그들이 인기 절정에서 느끼는 감정은 "불안감"이라고 합니다. 인기가 언제 사라지게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인기에 대해서 자신이 크게 한 일도 없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인기가 찾아와서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허망한 인기를 쫓는 삶이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대중에게도 널리 퍼진 모양입니다. 소셜 미디어와 같은 것은 우리를 대외에 크게 노출시킵니다. 노출되면 될수록 자신의 내면적 가치보다는 내가 얼마나 사회적으로 인기를 끌게 되느냐에 크게 좌우됩니다. 


저도 최근에 블로그를 개설했고, 이제 막 블로그에 재미를 붙여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블로그에 접촉하면 맨 먼저 보게 되는 것이 어제 방문자가 얼마였느냐 하는 것입니다. 저도 모르게 인기에 따라 기분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인기를 얻으면 좋지만 얻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크게 실망할 것이 없다고 자위를 하지만 영향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참 인간의 나약함이란. 내면적 가치를 지닌 "나침반형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외부의 판단에 따라 좌우되지 않고, 레이더에 무엇이 잡히든 내가 가진 가치를 존중하고, 타인의 내면적인 가치를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아, 겉모습이 아니라, 그 속에 들어 있는 품격을 볼 수 있는 눈은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을까 고민입니다. 


사랑을 얻을 것인가? 인기를 얻을 것인가?


영화에서는 인기 절정의 배우가 나락으로 떨어진 후 인생의 참 의미를 얻는 장면이 수없이 나옵니다. 인생의 쓴 맛을 안 다음에야 참 의미를 찾게 됩니다. 인간이 원래 추구하는 것은 "인기"가 아니라 "사랑"일 것입니다. 사랑은 그대로 지속성을 지니고 있고, 나의 겉모습이 아니라 내가 존재하는 것 자체에서 가치를 얻는 것이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 모두는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고 자랐습니다. 내가 뭘 잘해서가 아니라 내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부모의 기쁨이었습니다. 물론 커서도 어렸을 때의 상태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은 무리이겠지만, 그래도 내가 잘했든 못했든 인정받고 사랑받는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느끼고 싶은 마음은 죽는 날까지 사라지지 않고 우리 가슴 속에 고이 남아있을 것입니다.  


어장관리 연애는 고독한 군중


우리는 연애를 통해서 사랑을 추구합니다. 간혹 여러 연인을 사귀면서 소위 "어장관리"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글쎄요. 그 사람이 추구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인기입니다. 어장관리하는 사람은 언제나 불안합니다. 상대편이 언제 나를 버릴지 알 수 없습니다. 한 사람에게 닻을 내리고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연애는 가끔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한쪽에 몰빵하는 멍청한 투자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다 담지 말라는 투자철학을 연애에도 적용하는 어장관리 남녀는 결국 그 외로움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는 리즈먼이 말하는 "고독한 군중"의 한 사람입니다. 설사 여러 사람을 만나더라도 그것은 상대로부터 내가 좋다는 딱지를 받는 것일 뿐 내 내면을 위로해주는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