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배우의 사생활 (피해자를 왜 비난하나)

최근 이병헌에 대한 언론보도의 태도가 타당한지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전반적인 사건의 흐름을 살펴보면 가해자 2명이 짜고 이병헌에게 음담패설 동영상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하면서 금품을 요구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간혹 언론에서는 이병헌의 음담패설에 촛점을 맞추어 이병헌을 비난하는 것을 봅니다. 인터넷 언론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는 댓글을 보더라도 다수의 팬들은 이병헌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병헌이 어떠한 내용으로 음담패설을 했더라도 그것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업무상 연관이나, 상하관계를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만 문제는 음담패설의 내용에 있을 것입니다. 유명한 배우가 사회에 모범적인 행위를 하지 않고 듣는 사람의 낯을 뜨겁게 하는 말을 했다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음담패설은 동료 사이에서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아주 점잖은 사람도 종종 사적으로는 음담패설을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음란한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에서라기보다는 "웃음"을 유도하려는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유명한 공인의 언행은 공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고, 그에 따라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건의 전체적인 흐름에서 그가 비난받을 일을 했을 때입니다. 이 사건에서 음담패설은 지엽적인 것에 불과합니다. 설사 음담패설의 수위가 높다고 하더라도 사생활에 불과하고, 저는 개인적으로 그러한 음담패설이 이병헌의 배우로서의 위치를 크게 깎아내린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병헌은 배우로서 아주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는 도덕적으로 아주 모범적인 삶을 살지는 않았어도 이 사건에서 그의 행위로 다른 사람에게 큰 피해를 입힌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병헌의 행위로 피해를 본 사람은 그 아내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병헌이 이 사건의 가해자와 연인관계에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 음담패설이 다른 여성에 대한 연정에서 나왔는지가 핵심일 것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연애감정을 지닌 사람 사이에 음담패설이 오가지는 않습니다. 아직 가해자와 이병헌 사이의 연인관계가 밝혀지 않은 이상은 미리 헛다리를 짚어서 비난할 일은 아닙니다. 

이병헌이 아무리 유명한 배우라고 하더라도 사적인 모든 친근한 만남이 비난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결혼한 남성이 아내가 아닌 여성의 집에 찾아갔다는 것에서 다양한 상상이 발휘될 수도 있지만, 그 행위에는 다양한 이유가 존재할 수 있고, 이병헌의 생활태도로 볼 때 별다른 연애감정이 없어도 가능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지나치게 이병헌의 개인적인 입장에서 살펴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사생활은 특별한 잘못이 없는 한 보장 받는 것이 맞다고 보기 때문에 이병헌을 두둔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병헌의 팬이 아닙니다. 물론 이병헌을 그의 모범적인 생활태도 때문에 좋아하는 많은 팬들에게는 불미스러운 상상력이 가미될 수 있는 행동을 한 이병헌에게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은 공적인 기준에 따라 비난 받을 사람을 비난하고, 비난 받지 않아야 할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 것이 그 역할입니다. 그래야 일반대중은 사실의 시시비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