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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존(No Kids Zone), 아동인격 무시. 장애인 출입 금지와 뭐가 다른데.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10. 1. 15:14 이런저런

최근 음식점이나 카페 등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점차 노 키즈 존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노 키즈 존이란 일정한 연령 이하 아이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것입니다. 


       


노 키즈 존에 대한 논의에서는 아이들이 뛰어 다니고 음식을 먹는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기 때문에 설치하는 것에 찬성하는 입장과, 아이들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지나치다는 반대 입장이 있더군요. 저는 다른 입장에서 노 키즈 존에 대해 반대합니다. 


이 문제를 이렇게 생각하겠습니다. 만약 식당에서 장애인 출입금지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집에 장애인이 없는 사람도 벌떼처럼 일어나 반대할 것입니다. 누구라도 장애인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식당에 장애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장애인의 인격을 무시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반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법적으로도 장애인을 차별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장애인을 차별하는 것은 아예 인격적으로 수준 낮은 자의 행동으로 도덕적인 비난까지 받게 됩니다. 사회는 장애인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죠.


그럼 장애인과 아이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누구라도 장애인이 될 수 있지만 일단 어른이 되면 다시 아이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아이는 아직 미성숙한 인격체니까 그 인격을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어른이 자신은 아이가 될 가능성이 없으니까 아이의 인격을 깡그리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아주 이기적인 판단입니다. 아이도 어른과 동등한 인격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이가 함부로 뛰어다니게 놔두는 것은 부모의 양육책임입니다. 부모는 당연히 타인을 고려해서 아이가 날뛰지 않도록 통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날뛰는 아이를 방임하는 부모에게는 어떤 벌칙을 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양육책임을 제대로 하지 않았으니까 그에 대응하는 벌칙을 가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있다는 이유로 부모의 출입을 거부하는 것은 아이에 대한 인격모독임과 동시에 부모에 대한 인격모독입니다.

(노 키즈 존은 아이를 제대로 양육해서 아이가 뛰지 않는 경우에도 적용되어 아이가 들어갈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달리 생각하면 아이를 양육하는 것은 반드시 부모만의 책임이 아닙니다. 사회가 함께 나누어져야 할 책임이지요. 이웃에서 아이가 버릇없이 구는 것을 그냥 놔둘 것이 아니라 몇 마디라도 할 수 있지요. 아이에게도 식당예절을 가르치기 위해서라도 아이가 식당에 출입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언제부터인가 어린이를 귀하지 않게 생각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습니다. 최근 출산율의 급격한 하락도 아이를 경제적인 부담으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이를 귀하게 생각한다고 해서 아이를 자유방임으로 키우자는 말이 아니라, 누구든지 아이를 낳고 싶어하고 아이로서 정당한 인격적인 대우를 받아 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저는 더 나아가서 타당한 이유도 없이 장애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듯이, 아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행위도 명백한 차별행위로서 법으로 금지할 것을 제안합니다. 


머지않아 아이가 드물고 귀중한 때가 오게 될 것입니다. 부모 입장에서도 아이가 사회적으로 대우 받을 때 더 낳고 싶은 마음이 들 것입니다. 


제 생각에 이견이 있으시면, 적극적으로 댓글을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