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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언 브레머 _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9. 30. 14:45 돈벌고쓰고/국가경제정책

최근 경제학에 관심이 높아져서 경제학 서적을 탐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누구의 추천이랄 것도 없이 그저 책의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목에 속지 말하야 합니다. 이 책은 국가의 역할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에서 다루는 국가 역할론은 시장실패를 보완하는 것이나, 이 책에서는 기존 자본주의가 새롭게 대두된 자본주의(국가자본주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에 관한 문제입니다. 다시 말하건대, 이 책은 일반적인 국가의 역할에 대해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이 책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에서 자본주의가 승리했으며, 다시는 공산주의가 대두하지 못할 것임을 전제로 합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진영에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그것을 국가자본주의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존의 자본주의를 자유시장 자본주의라고 명명합니다. 두 자본주의는 경제운영의 원칙적인 주체가 "국가"냐, "자유시장"이냐에 따라 구분됩니다. 


국가자본주의는 중국, 러시아, 중동산유국, 인도 등에서 채택되고 있고, 경제의 전반적인 운용을 국가가 통제합니다. 시장경제를 도입하되 시장에 재화를 공급하는 기업의 핵심 브레인을 정부요원이 장악합니다. 경제발전에 따라 국가체계를 보호하려는 것입니다. 아마도 국가자본주의의 대표주자는 중국일 것입니다. 저자는 중국이 개혁개방에 따라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을 적극 도입했으면서도 1당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과연 이러한 정치경제체제가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에 관해 관심을 갖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국가자본주의가 자유시장 자본주의와 경쟁하겠지만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하면서, 두 자본주의 체계가 극단적인 대립보다는 일정한 원칙 하에서 서로 경쟁을 통해서 시민의 복지향상에 주력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흐름상 국가자본주의가 당분간은 유지되겠지만 100년 정도의 장기간이 지나면 결국 소멸하고, 서구식의 자본주의가 득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한국을 자유시장 자본주의로 정의하고 있는 듯 보이는데, 박정희 유신독재 체제와 전두환의 군사정권 체제에서는 국가가 경제에 통제하는 영향력이 막강했기 때문에 오히려 "국가자본주의"로 불리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지금은 경제의 많은 부분에서 국가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어 대체적으로 자유시장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은 독재정부 시기에 국민의 생활수준 향상과 복지증진이라는 목적보다는 정권의 안정유지를 위해 경제정책을 수행해 왔습니다. 그러던 것이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자유시장이 경제운영의 주도권을 갖는 체제로 탈바꿈해오고 있습니다. 

물론 박정희 체제하 국가통제와 대기업 우선정책은 지금도 여파를 미치고 있습니다. 박정희 체제가 우리경제에 IMF를 몰고 왔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합리적인 경제운용에 지장을 초래하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의 경제시스템은 자유시장 자본주의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경제적인 관점에서 "자유시장 자본주의"와 "국가자본주의"를 구분하고 있으나, 중요한 것은 정치권력이 얼마나 민주화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정치권력이 민주화됨에 따라 자본주의적 자유도 신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