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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사회: 과연 행복한가?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9. 11. 18:32 알고배우며

공부를 하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공부를 장려하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정도가 있겠지요. 뭐든지 지나치면 좋지 않겠지요. 

한국처럼 대학진학률이 높은 나라도 드물 것입니다. 70-80%의 대학진학률이라는 것은 대학교에 갈 의향과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누구든지 대학에 들어간다는 의미입니다. 심지어는 경제적으로나, 학습능력 면에서 대학교에 갈 수 없는 사람도 대학교에 간다는 의미까지 있겠지요. 다른 나라에 비해서 월등히 높은 대학진학률이 과연 우리나라의 국민을 더욱 행복하하게 해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습니다.

대학에 갈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사회적으로 대학에 꼭 가도록 강조하는 것은 아닐까요? 공부에 전혀 뜻이 없는 사람에게까지 대학에 가야만 사회적으로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강박관념을 심어 놓은 사회의 인식은 바뀌어야 할 것인데 도대체 방법이 있을까요?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제 딸은 공부에 전혀 뜻이 없습니다. 지금 중학교 1학년인데, 지 말에 따르면 반에서 꼴등이거나 뒤에서 1-2등을 다툰다고 합니다. 본인은 공부를 포기했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공부를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고도 합니다. 그런 딸로 매 학기 초에는 언제나 대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저는 공부를 못하는 딸이지만 지가 마음을 잡고 대학공부를 하고 싶다면 지가 벌어서 다녔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가능하다면 대학교를 나오는 것이 좋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으니까요. 

제 딸이 억지로 대학교를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리 행복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도 괜히 돈을 낭비하는 것이라고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뭔가 배우는 것이 있다면 기꺼이 돈을 투자할 용이가 있지만,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대학교육이 합리적인지 의문입니다. 


제 딸은 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작가"로서 성공하겠다고 말을 합니다. 글을 쓰는 것에 관심이 있고, 무엇보다도 책을 읽는 것이 재미가 있다고 합니다. 아직 한번도 끝맺은 적은 없지만 글을 쓰는 가운데 즐거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저는 딸이 독한 마음을 먹는다면 충분히 작가로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의 문학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지만, 최소한 자신이 글쓰는 것을 즐긴다면 적어도 밥벌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글을 써서 먹고 사는 것이 해결된다면 그것으로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학벌사회에 대해서는 너무나 많은 사람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비판했기 때문에 제가 별로 덧붙일 것은 없지만, 학벌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바로 "사람을 행복하지 않게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행복할 권리가 있는데, 학벌사회는 각 개인의 행복권을 철저하게 짓밟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봐도 사람의 재능은 많은데, 그 중에서 오직 공부하는 재능에 의해서만 사람을 판단하는 사회가 과연 제대로 굴러가는 사회일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물론 사회 전체적으로 학습이 필요하고, 학습을 조장하기 위해서는 학습을 한 사람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과도하다면 문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