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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의 축복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8. 29. 19:31 돈벌고쓰고/가계생존전략

많은 사람들이 디플레이션에 대해 두려워 떨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볼 때, 가장 공정한 것은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이 없이 화폐의 가치가 언제나 일정한 경우입니다. 


인플레이션의 경우에는 실물을 가진 사람이 유리한 반면, 디플레이션의 경우에는 화폐를 가진 사람이 유리합니다. 


왜 언론에서는 디플레이션의 저주에 대해서만 이야기할까요? 어떤 면에서 보면 편향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 언론은 언제나 실물(회사, 공장, 주택, 땅)을 가진 사람에게 유리하게 언론을 조성하는 걸까요? 


과거 역사를 보면 세계경제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반복해 왔습니다. 그러던 것이 금본위제를 폐지한 후, 통화당국이 금보유량과 상관없이 화폐를 마구 찍어내게 됨에 따라 세계경제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되어 왔습니다. 즉 20세기에 걸쳐 지루하게 물가는 상승해 왔고, 돈의 가치는 떨어져 왔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디플레이션을 전혀 겪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우리의 경우에도 조선시대에는 국가에서 화폐주조를 엄격하게 통제했기 때문에 "전황"이라고 해서 시장에서 돈이 사라지는 "디플레이션"을 경험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해방 이후에는 이른바 한국은행권을 마구 찍어냈기 때문에 언제나 인플레이션 상태만을 경험해 왔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도 도대체 물가가 싸지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여러분들은 아마도 일정한 산업분야에서의 지속적인 물가하락을 경험한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것은 바로 "컴퓨터 산업"입니다. 제가 대학교에서야 386이라는 컴퓨터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는데, 그 가격은 몇 백만원을 호가했습니다. 웬만한 부자가 아니고서는 함부로 퍼스널 컴퓨터를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했지요. 그러던 것이 지속적으로 컴퓨터 가격은 떨어졌습니다. 그러면서도 성능은 오히려 좋아졌습니다. 


저는 소비자로서 컴퓨터 산업의 지속적인 물가 하락에 매우 행복했습니다. 이제는 누구라도 큰 부담 없이 컴퓨터를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결국은 집의 소비자입니다. 장기적으로 보아서 집값이 떨어진다고 해서 주택의 소비자인 일반서민이 손해를 볼 일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정부는 언제나 주택가격을 부양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과연 이것이 누구를 위한 정책일까요? 


물론 집값 하락으로 말미암은 경제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집값이 급격하게 하락해서는 안 되어 지속적으로 연착륙을 해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집값의 연착륙이 아니라 집값 버블을 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사람이 알게 모르게 언론에 의해 세뇌되었습니다. 집을 1채밖에 갖지 않은 사람도 집값 상승이 자신에게 더 유리한 것으로만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 가진 집을 처분한 뒤 다시는 집을 사지 않을 생각이라면 집값이 상승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도 결국은 월세나 전세를 살아야 하는데 장기적으로는 집에 거주하는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해야 합니다. 만약 집값이 계속 오른다면 그는 자가 소유의 집에 거주하는 비용보다 더 높은 월세 비용을 담당해야 하지요. 


물론 자기가 집을 팔 때까지 집값이 올라간 다음에 바로 떨어진다면 그 사람에게는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토록 뛰어난 시세판단에 능한 사람이 일반서민 중에서 얼마나 있겠습니까? 


다시금 디플레이션이 생산자에게는 손해일 수도 있지만, 소비자에게는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