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은행이 물가관리를 하는 이유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8. 29. 14:41 돈벌고쓰고/국가경제정책

중앙은행은 화폐를 찍어내는 곳이고 화폐의 생산자로서 생산물의 수급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물가는 화폐적 현상입니다. 중앙은행에서 물가를 관리한다는 것은 돈의 흐름을 관리한다는 것입니다. 돈의 유통을 중앙은행이 모두 통제할 수 없습니다. 돈의 유통에 관여하는 것은 중앙은행, 은행, 그리고 일반국민입니다. 중앙은행은 돈을 찍어 공급하고, 은행은 신용창출로 돈의 양을 부풀리며, 일반국민은 직접 돈을 써서 상품거래나 투자를 합니다. 물론 물가는 중안은행의 본원통화의 발행량뿐만 아니라 은행이 얼마나 빚 장사를 얼마나 잘 하느냐 하는 신용화폐의 창출량과, 일반시민이 얼마나 자주 화폐를 사용하느냐 하는 화폐의 유통속도에도 좌우됩니다. 은행의 신용창출은 은행예치금 중 지급준비금을 얼마나 예치하고 이자를 얼마나 받느냐로 결정되는데, 이것은 중앙은행이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습니다. 즉 중앙은행은 지급준비금 보유비율과 이자율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화폐의 유통속도인데, 이것은 일반시민의 심리적인 요소가 크기 때문에 중앙은행으로서는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평상시에는 일반국민이 돈을 쓰는 속도는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돈의 양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만, 비상시에는 국민이 돈을 쓰는 속도가 돈 자체에 대한 소유욕구, 즉 돈에 대한 심리에 크게 좌우됩니다.

화폐의 유통은 물품을 구매하거나 투자하는 과정에서 결정됩니다. 화폐의 유통속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경우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오게 됩니다. 돈이 생기는 즉시 물품을 구입하면 물품 가격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화폐의 유통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면 디플레이션이 오게 됩니다. 사람들이 돈을 갖고만 있으려고 할 뿐 쓰려고 하지 않으니까요. 물건값은 떨어집니다.

물건값이 떨어지는 것이 좋을까요 오르는 것이 좋을까요? 소비자는 물건값이 내리는 것을 좋아합니다만, 생산자는 물건값이 오르는 것을 좋아합니다. 중앙은행은 물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가장 공평한 것은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물건값이 언제나 똑같이 유지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혹은 가장 희망적인 것은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져 같은 비용에 더 많은 물건을 생산해서 생산비가 하락하여 물건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이겠지요. 다른 이유로 인해서 물건값이 급격히 하락하거나 상승하는 것은 다소 불공평해 보입니다.

불공평하지만 경제정책적인 이유로 물가를 조금 상승시킬 수도 있습니다. 즉 물가가 조금씩 상승한다면 생산자에게 이롭기 때문에 사람들은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를 더 많이 합니다. 즉 경제성장을 위해서 물가를 조금씩 높입니다.

세계는 경제성장을 다투고 있습니다. 통화당국은 약 2% 정도의 물가상승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보다 어느 정도 높은 인플레이션은 불공평하지만 생산자가 경제를 발전시키고 고용을 창출한다는 미명 하에 묵인하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통화당국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디플레이션입니다. 경제발전을 저해하며 고용이 축소된다는 이유를 들기도 합니다. 통화당국은 화폐를 생산하는 자로서 화폐생산하는 일감이 없어지는 것을 근본적으로 좋아할 리는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