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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에 대한 나의 초기 생각: 이것은 인간성에 대한 실험이다.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9. 4. 22. 17:41 돈벌고쓰고/블록체인

나는 무슨 일에 빠지면 주위 사람의 이목은 생각하지 않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
마치 강박증을 걸린 사람처럼 그렇다. 여전히 나의 주위에는 암호화폐에 큰 관심을 갖거나 투자를 했다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나는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별로 관심이 없어 하는 사람 앞에서도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것도 요 며칠 사이에 변화된 나의 모습이다.
암호화폐 현상에 대해 생각한다. 화폐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욕망을 실현시키는 경제적 도구이다.
최근 다양한 암호화폐를 보면서 암호화폐가 단지 화폐의 개념에 대해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인간성에 대한 시험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낀다.
먼저 암호화폐는 화폐에 대한 새로운 실험이다.
주위 사람들은 암호화폐의 경우에는 실체가 없다고 한다. 컴퓨터에 저장된 암호일 뿐이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원래 화폐는 믿음의 산물이다. 내가 이것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다른 무엇으로 교환할 수 있는 가치가 있다는 믿음이다.
과거에는 조개껍질이 화폐가 되기도 했고, 어떤 원시부족은 커다란 돌덩이를 깎아서 화폐로 쓰기도 했다.
사람들은 금은 매우 유용한 금속이기 때문에 지금 화폐로 쓰인다고 한다. 하지만 금이 화폐로 쓰이는 것은 금 자체의 효용성 때문만은 아니다. 금은 화폐로 쓰기에 적합한 금속이기는 하다. 금의 양이 많지 않고, 쉽게 나눌 수 있다. 금은 썩지 않는다.
금이 유용한 것은 아마도 장식용으로 쓰인다는 점일 것이다. 하지만 굳이 금을 장식용으로 써야 할 이유는 없었다. 금을 장식용으로 사용하게 된 것도 문화적인 관습에 불과하다.
과거 달러는 금과의 교환비율을 정해서 금 보유량에 근거해서 발행되었다. 그러다가 닉슨이 금 태환을 거부하면서 정부가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는 종이화폐의 신화가 탄생했다.
이제 세계의 각 정부가 공인하는 법정화폐는 강제 통용력을 지니고 그 국가에서 경제생활을 하는 모든 국민은 법정화폐를 통해서 경제적 교환행위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법정화폐라고 해서 무조건 경제적 매개수단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그 화폐를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을 때에만 그것을 소유하려고 하였다.
어떤 경우에는 법정화폐를 마구 시장에 내다버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독일이나 짐바브웨에서는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자국 돈이 아니라 외국 돈이 더욱 선호되었다.
결국 화폐란 그 내재적 가치에서가 아니라 교환의 수단으로서 유용하다는 믿음에 근거에서 유통된다.
사실 비트코인이 다른 암호화폐보다 월등히 가치가 있기 때문에 비싼 것이 아니다. 비트코인은 8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화폐로 서 쓰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믿음"을 뿌려왔다. 비트코인이 화폐라는 믿음을 더 많은 사람이 갖게 되었기에 더 유용한 교환수단이 된 것이다. 즉 커뮤니티를 늘려왔기에 그만큼 유용한 교환수단이라는 것이다.
법정화폐는 국가라는 영역으로 그 유용성의 범위를 확보하지만, 암호화폐는 신뢰에 기반한 각종 커뮤니티의 확대에서 그 유용성을 확보한다. 강제가 아니라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암호화폐는 인간성에 대한 새로운 시험이다.
암호화폐는 수학적으로 인간의 욕망을 통제하려고 한다. 윤리나 도덕과 같은 규범이 아니라, 시스템이 주는 엄밀한 보상체계에 의해서 인간의 행위를 규율한다.
암호화폐가 전제하는 인간성은 매우 이기적이고 이해타산적인 인간이다.
암호화폐 공동체는 신뢰에 바탕을 두는데, 그 신뢰는 시스템의 엄밀성에 대한 신뢰이다. 공정한 게임 룰이 언제 어디에서고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는 신뢰이다.
최근 매기 즉 XMG라는 암호화폐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 암호화폐는 채굴을 할 때 전체 채굴 해쉬가 40메가가 될 때까지는 생성되는 블럭당 보상 비율을 늘려주지만, 40메가를 넘어서면 블럭당 보상을 줄인다.
요즘 비트코인 채굴 때문에 엄청난 전기가 소모되고 있다. 환경친화적이지 못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면 지구상에서 에너지가 될 만한 것들은 모조리 에너지로 전환되어 돈으로 환산되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
이 때 XMG라는 화폐는 40메가를 넘어서는 해쉬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함으로써 코인 생산을 위해 많은 전기가 소모되는 것을 방지한다. 공동체 전체는 해쉬가 늘어날수록 손해를 보지만 그 공동체 속의 개인은 해쉬를 늘리면 자신의 지분율은 높일 수 있다. 결국 인간의 욕망에 대한 공동체적인 규제가 필요하게 된다. 그런데 그것은 규범을 통해서가 아니라 수익율이라는 변수에 의해서 조정된다. 전기세에 비해 얻는 이익이 적어지면 해쉬 파워가 점점 줄어들게 되어 다시 수익을 맞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더 적은 전기소모로 더 많은 채굴을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적인 칩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요즘 일본에서는 종전보다 더 효율적인 ASIC 칩을 개발했다고 한다.
이러한 효율적인 칩의 개발은 제로섬의 경쟁에서 기존 사업자의 도태를 야기할 것이다. 비트코인을 통해서 소모되는 전기량이 늘어나는 것을 억제하는 것은 비트코인의 가격을 낮춤으로써 전기소모의 유인을 없애는 것도 있지만, 위와 같이 새로운 혁신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반면, 기술 독점을 통해서 비트코인 채굴력이 한쪽으로 쏠리게 되면 경제적인 불평등을 일으킨다.
또 어떤 코인은 개발자에게 엄청난 이익을 남겨주지만 코인 공동체의 구성원에게는 마치 사기와 같은 허탈감만을 안겨주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코인은 급격하게 시장에서 사장될 것이다. 신뢰에 기반한 코인 공동체가 확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코인 개발자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그 욕망이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게 포장할 수 있어야 하고, 일반 대중에게 코인의 이익을 나누어줄 수 있는 툴을 개발해야 한다.
과연 인간의 욕망 방정식에 대해 간결한 해답을 제시할 코인은 어떤 것이 될까 궁금하다.

블록체인이 세상에서 널리 쓰이게 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퍼블릭 블록체인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대세를 이룰 가능성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 당시에는 퍼블릭 블록체인만 알았다. 당시에는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기업이 리버스 ICO를 통해서 코인 시장에 진출할 것을 감히 상상하지도 못한 때였다. 

아무튼 여전히 암호화폐는 인간성에 대한 실험이다. 과연 특히 보상을 주는 소셜 댑을 자주 사용하게 되면서 보상과 인간 행동의 상관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미래는 소셜 댑의 시대가 될 것이다. 페이스북, 네이버나 다음도 모두 소셜 댑을 통해서 수익을 창출하려고 한다. 각 회사는 일정한 보상을 통해서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용자의 시스템 기여도를 높이려고 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코인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