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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란 무엇인가? 감정인가 아니면 예술인가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11. 13. 12:56 사랑하며/연애


연애에 대해 말하려면 과연 연애가 무엇인지를 알아야겠지요. 그런데 막상 연애란 무엇이다라고 말하려고 하면 상당히 막막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제가 가장 먼저 맞닥뜨린 문제는 연애란 도대체 감정인가 아니면 기술 또는 예술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연애가 감정이라면 정서를 순화하는 영화나 음악을 들으면서 감정을 추스르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의 사진을 실컷 보면서 감정을 고조시키고 자기 만족에 빠져드는 것이 최고일지도 몰라요. 좋아하는 감정을 자신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에 대해서 느낄 수도 있잖아요. 연예인이나 아이돌 가수를 보고 반할 수 있고요. 하지만 그렇게 막연하게 좋아하는 감정을 연애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연애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방과 감정을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하지만 감정을 교류한다는 것도 서로 처다보고만 있으면 자동적으로 마음이 오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감정도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있어야 교류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연애를 위해서는 단지 감정만으로는 부족하고 뭔가 기술이라든가 기법과 같은 어떤 능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기술만 있다고 해서 연애는 아니겠지요. 카바레에서 제비가 여성을 후리는 것이 기술은 있을지언정 연애라고 하기에는..... 아무래도 연애를 하려면 좋아하는 감정은 꼭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좋아하는 감정이 없다면 연애라는 것이 애시당초 시작되지 않는 것이니까요. 물론 좋아하는 감정이 한쪽에만 있어서도 곤란하고 양쪽에서 모두 있어야 되겠지요. 자신이 아무리 상대방을 좋아하더라도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것은 연애가 아닐 것입니다. 물론 짝사랑이 연애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겠지만, 짝사랑은 아무리 해도 연애와 같은 만족감을 우리에게 줄 수 없지요.

우리가 연애다운 연애를 하려면 감정과 기술이 모두 필요한데, 특히 연애에서 성공하려면 기술이 필요하다고 봐요. 연애의 성공이 뭔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짝사랑에 머무는 사람은 상대방의 호감을 끌어 따로 만나 서로의 감정을 나누는 것이겠고, 결혼하지 않은 사랑하는 남녀간에는 결국 결혼에 골인하는 것이겠고, 결혼한 부부는 애를 낳아 잘 키우면서 행복하게 서로를 아끼면서 사는 것이겠고요.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뭔가를 얻기 위해서는 단지 감정만으로는 되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대하는 기술이 필요하겠지요.

많은 연애 소설을 읽다 보면 사랑하는 남녀간에는 반드시 위기가 닥치기 마련이더군요.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심리적인 굴곡을 겪어야만 연애의 성과를 얻게 되지요. 제가 읽은 거의 모든 통속적인 연애소설은 해피 엔딩으로 끝납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연애가 다 해피 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연애의 더 많은 부분은 해피 엔딩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아요. 흔히 첫사랑은 실패하기 마련이라고도 하고요. 

제가 연애와 관련해서 아주 재미 있게 읽은 책이 있습니다. 그것은 에리히 프롬이 쓴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제가 고등학교 때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서 아주 열심히 읽었습니다. The Art of Loving.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을 할 줄 몰랐던 어린 나이에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랬던 것이 40대를 넘어서야 아 사랑이란 기술 또는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을 단순히 감정이라고 이야기한다면 사랑이 갖는 아주 폭넓은 경지를 다 말하지 못하는 것이 될 테니까요. 사랑이 단지 감정이 아니라 뭔가 연마가 필요한 기술이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도 사랑에 대해 알아가려고 하는 것 아니겠어요?  

만약 제가 연애에 대해서 글을 올리게 된다면 그것은 바로 연애를 하면서 성공하는 기법이라든지 기술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연애를 예술의 경지까지 끌어올리려는 것은 우리 각자가 사랑을 갈망하면서 사랑을 완성하고자 하는 예술가이기 때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