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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혐오의 불합리성과 합리성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11. 11. 11:12 사랑하며/동성애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한 것도 사실입니다. 과거에는 동성애를 방송이나 오락 프로그램에서 드러내놓고 이야기한 적이 없었는데, 요즘에는 동성에 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동성애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았고, 이성애자인데 동성성애자로 착각을 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루는 것이 많았습니다. "커피프린스 1호점", "개인적 취향"이나 "성균관 스캔들"과 같은 드라마에서는 이성애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동성애가 양념의 형식으로 가미된 것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하리수와 같은 동성애 연예인이 인기를 끌다가 점점 커밍아웃(동성애 고백)을 하는 연예인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국민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동성애가 정상적인 사랑이 아니라고 답한 사람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동성애를 억압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반대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반 국민은 왜 동성애를 "정상적인 사랑이 아니다"라고 판단하는 것일까요? 이러한 의견에는 본능적인 동성애, 특히 남성동성애인 게이에 대한 혐오의식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레즈비언도 동성애이기는 하지만 레즈비언에 대한 혐오의식은 강하지 않다고 합니다. 반면 게이에 대한 혐오의식은 강합니다. 물론 인간을 혐오하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양식이 아닙니다. 하지만 본능적인 반응에는 무엇인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동성애에 대한 혐오가 불합리하다는 주장

1. 유인원에게도 발견되는 현상

진화론자들은 동성애에 대한 혐오가 매우 불합리하다고 주장합니다. 유인원, 특히 보노보에서는 동성애의 사례가 많이 발견되고 있다고 합니다. 보노보 사회에서 동성애는 사회적 긴장관계를 해소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합니다. 보노보는 특이한 동물로서 성을 단순히 종족보존을 위한 도구로서가 아니라 관계지속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성을 쾌락의 도구로까지 활용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보노보의 성에 대한 태도는 인간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많은 학자들이 보노보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진화론자는 동성애는 인간에게만 독특한 것이 아니고 유인원에게도 존재하는 현상이므로 크게 문제시할 것이 없으며 동성애를 혐오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태도라고 주장합니다.

2. 이성애자는 짝짓기 경쟁에서 오히려 유리

다윈 진화론에 따르면 남성 동성애자는 여성을 차지하기 위한 짝짓기 경쟁에서 스스로 빠질 것이기 때문에 다른 남성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게이(남성 동성애자)를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는 논리를 펼칩니다. 게이들이 스스로 짝짓기 경쟁에서 빠지는 것을 혐오하는 것은 양성애자의 불합리한 태도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동성애에 대한 혐오는 본능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사회에서 학습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학습은 소수 권력자에 의해 비합리적인 강요된 것이라고까지 주장합니다.

3. 남에게 피해가 없는 한 행동의 자유가 있어 

한편 자유론자 중에서 공리론적인 주장에 의하면, 인간은 타인에게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않는 행위는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합니다. 동성애는 타인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으므로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그들이 행복을 추구하는 권리를 박탈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최대다수에게 최대의 행복을 주는 정책에 반하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과거 동성애를 억압했던 이유에 관해

우리가 생각하는 "규범"이란 개인의 윤리를 벗어나서 "사회존속"을 위해 생겨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제가 볼 때 레즈비언보다 게이가 더 혐오의 대상이 된다면, 그것은 빈도와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게이가 더 많음으로써 사회규범에 대한 침해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고요. 그래서 더 많은 경계를 하게 되는 기제가 작동하지 않았나 합니다. 한편,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혐오는, 동성애가 만연하게 되면 아무래도 인류의 존속이라는 점에서(개별적인 유전자의 존속이 아니라 인류라는 사회공동체의 존속이라는 관점에서) 위협이 될 것입니다. 사회규범이란 대체적으로 분명히 부모나 기성세대가 만들겠지요. 부모의 입장에서 봅시다. 부모의 입장에서 자기 자식이 동성애를 하면서 애를 낳지 못한다고 합시다. 마음이 찢어지지 않을까요? 그러니 부모는 자식에게 동성애란 나쁜 거야 라고 가르칠 것입니다. 이러한 합의점이 일부의 부모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부모에게는 이러한 합의가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레즈비언의 경우에는 그렇게 많은 경험도 없어서 별로 가르칠 필요를 못 느꼈을 겁니다. 위협을 덜 느낀 만큼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진 거지요. 규범을 꼭 개인윤리에서 볼 것이 아니라 사회의 존속과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동성애는 사회존속에 위협을 주는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많은 사람이 아주 이기적으로 생활하는 것 같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에게 손해보는 짓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사람이니까요. 아무래도 모든 남성에게는 동성애적인 경향도 숨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본능에 대한 저항으로서도 동성애에 대한 혐오가 발동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너무나 많은 가설을 설정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동성애를 허용하더라도 적극 장려할 것은 못 된다는 생각에는 변함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