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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방 부부와 아이 사이 부부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10. 10. 15:19 요즘뭘하고

요즘 각방 쓰는 부부가 늘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각방을 쓰는 것은 부부관계에서 매우 위험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부부가 정해진 시간에 함께 자는 것이 원칙일 것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늦게 컴퓨터를 본 날에는 새벽에 슬그머니 아내 옆에 가서 자기도 했습니다. 더운 여름에는 거실에서 자기도 했지요. 각방 쓰는 것에 대해서 크게 경각심이 없었습니다. 


아이가 부부 가운데 자는 것도 문제

아이와 함께 잘 때 과연 아이를 어디에 둘 것이냐도 문제입니다. 저희 부부는 아들이 초등학교에 다니지만 장애가 있어서 함께 자고 있습니다. 이 때 아이를 부부 사이에 두어야 할 것이냐가 고민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를 맨 가장자리에 두고 잡니다. 그것은 아이가 아주 민감한 편이라서 가운데에 있으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와 아내의 사이가 좋지 못할 때에는 아내는 일부러 아이를 가운데에 두고 구석에 가서 잡니다. 저는 그것을 보고 부부가 떨어져서 자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아내는 화가 나는데 함께 붙어서 잘 수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아이를 가운데 두는 잠을 자는 횟수가 늘어난다면 부부의 사이가 더욱 멀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럴 때에는 화해를 시도하곤 하지요.


각방 쓰는 것이 문제인 이유

각방을 쓴다는 것은 부부가 부부의 의무로서 되어 있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입니다. 또한 서로 대면할 수 있는 기회조차를 박탈하게 됩니다. 사랑에 있어서는 증오보다도 "무관심"이 더 중대한 적이라고 하더군요. 각방은 증오심을 무마시킬 수 있지만 무관심을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습니다. 각방을 쓰면서 냉정하게 사건을 다시 살펴보겠다는 것이지만, 사람이 냉정해지면 차가워지고 잔인해집니다. 부부관계를 파괴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지 다시 회복하는 방법을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싸우더라도 얼굴을 맞대고 싸우는 게 낫지 얼굴조차 마주치지 않게 되면 부부관계의 파국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됩니다.  


부부관계가 틀어질 때에는 남편이 먼저 화해를 시도해야

저는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다고 믿지만, 가정의 우두머리는 남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소 고리타분한 생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존재하고, 남성의 보편적인 성격상 대외적으로 가정을 대표하는 것은 가능하다면 남편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남편은 사건을 대할 때 여성보다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합니다. 

부부 사이에서도 여성은 사물지향적이기보다는 관계지향적이기 때문에 한번 틀어진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데에는 강한 자존심을 느낍니다. 자존심이 상한다고 생각해서 좀처럼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은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부부 사이에는 남녀가 뒤바뀐 경우도 있지만, 제 주위의 사람들에게 설문을 해 보면 대체적으로 남성이 먼저 사과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물론 남편이 먼저 사과할 때에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저도 많은 경우 아내에게 먼저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습니다. 그러면 아내가 묻습니다. "뭘 잘못했는데." 저는 제가 뭘 잘못 했는지를 모르고 무작정 관계회복을 위해서 미안하다고 한 것이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아내는 더욱 기분이 나빠 하더군요. 오히려 관계가 악화되기 십상입니다. 최소한 자신이 무엇을 잘못 했는지를 알아야 사과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남성에게는 약점이 있습니다. 사건의 세부적인 것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대개 남녀가 틀어지는 것은 세부적이고 미세한 부분에서입니다. 디테일에 약한 면모를 갖는 남성은 여성이 집요하게 묻고 들어오면 순간적으로 대답할 말을 잃습니다. 그럴 때에는 큰 소리보다는 "아, 정말 미안하다. 내가 뭘 잘못 했는지도 잘 몰라서 미안하다. 뭘 잘못 했는지 알려주면 진짜 제대로 사과할께" 하는 식으로 말을 하되 아주 조용하고 진심을 담아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가 항상은 아니지만 의외로 많은 경우에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