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식용이 개에게도 나쁜가
이 문제는 아주 일반적인 문제입니다. 개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르는 모든 동물에게 적용될 것입니다.
아동용 전래동화에는 "토끼의 재판"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나그네가 길을 가다가 호랑이의 울부짓음을 듣습니다. 그 소리가 무섭다기보다는 매우 슬프게 들렸기 때문에 나그네는 그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 보았더니 호랑이가 사냥군이 파 놓은 구덩이에 빠져서 슬프게 울부짓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나그네는 구덩이에 나무 기둥을 던져 넣어 호랑이를 구했습니다. 그랬으나 은혜를 모르는 호랑이는 나그네를 덮쳐 잡아먹으려고 했습니다. 나그네는 호랑이에게 사정하고, 호랑이는 그곳을 지나가는 소에게 의견을 묻습니다. 소는 대답합니다. 소는 인간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소를 끝내 잡아먹는 인간은 배은망덕한 존재이고 호랑이가 인간을 잡아먹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의기양양한 호랑이에게 나느네는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합니다. 호랑이는 다시 토끼에게 묻습니다. 토끼는 상황을 파악하고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합니다.
호랑이가 어떻게 해서 구덩이 속으로 떨어졌으며, 구덩이에서 빠져나오게 되었는지가 이해가 되지 않으니 한번 그 시범을 보이라고 합니다. 호랑이는 시범을 보이기 위해 다시 깊은 구덩이 속으로 훌쩍 뛰어 들어갑니다. 그제서야 토끼는 호랑이에게 "배은망덕한 호랑이는 구덩이 속에서 굶어 죽어도 싸다"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영리한 토끼는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재판의 결과를 이끌었습니다. 호랑이가 토끼를 잡아먹지요. 토끼에게는 호랑이가 없어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을 하고, 호랑이를 속여 다시 구덩이에 몰아넣습니다. 물론 토끼는 자신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호랑이를 "배은망덕한 놈"이라고 욕합니다.
그런데, 과연 소의 판단은 소에게 유리한 결과를 초래할까요?
요즘 세계적으로 생물의 멸종 이야기가 심심챦게 나옵니다. 희귀종의 보존에 관해서도 이야기가 되고 있지요. 물론 인간의 입장에서는 사라져야 할 동물도 많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해충이지요. 또한 우리의 집 주변에는 쥐와 같은 해로운 포유동물도 많습니다. 그런 것들은 인간이 아무리 없애려고 해도 없어지지 않아 탈입니다. 인간은 매우 이기적입니다. 다른 동물의 존재가치를 판단할 때 인간에게 이로우냐 해로우냐를 먼저 따지니까요.
인간은 자신에게 유리한 동물은 생육 번성시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가축"입니다. 가축은 인간에게 이롭지 않았다면 아마로 오래 전에 지구상에서 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인간은 가축특성 중에서 인간에게 이로운 점을 더욱 강화시키기 위해서 인위적인 선택적 교배를 통해서 종을 개량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개량된 종은 인간이 보살펴 주지 않으면 자연의 상태에서는 살아가기 어려운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곡식은 잡초보다 약합니다. 가축은 자연 상태의 종보다 약합니다. 비근한 예로 "개"는 "늑대"보다 약합니다. 지능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능력마저도 훨씬 딸립니다. 하지만 개는 늑대보다 인간에게 더 이롭고, 약체인 개가 강한 늑대보다 오히려 개체수로 따지면 월등하게 많습니다. 늑대는 멸종할지 모르지만 개는 인간이 존재하는 한 멸종하지 않을 것입니다.
바로 아래의 포스트에서 개의 식용 문제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2014/10/04 - [이런저런 생각들] - 개고기 식용은 야만적? 문화적 편견과 타인에 대한 배려
개를 반려동물로 기르는 사람을 생각해서 개를 식용으로 하는 것을 드러내지 말고 조용하게 하거나 억제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법을 동원해서 개를 먹는 것 자체를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개를 식용으로 하는 것이 개에게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개가 애완용으로뿐만 아니라 식용으로 활용된다면 개에 대한 수요는 더 높아지고, 사람은 개를 더 생산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개를 사육할 것입니다. 물론 개의 개체수를 늘리는 것이 개별적인 개의 입장에서는 별로 달가운 것이 아닐지라도 개라고 하는 종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개"에게 오히려 이로운 현상일 겁니다.
물론 개를 식용으로 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인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기도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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