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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자녀교육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8. 29. 14:41 요즘뭘하고

딸이 인터넷에 폭 빠져 있기에 의도적으로 집안의 인터넷 선을 모두 끊어버렸다.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은 짓을 했다고 생각한다.

딸이 교회에 가야 하는데 인터넷(주로 게임)을 계속 하고 있기에 빨리 옷을 갈아 입으라고 했다. 하지만 딸은 아빠의 말을 계속 무시했다. 나는 머리 끝까지 화가 났다. 그렇다고 딸을 때릴 수도 없으니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조금만 것을 했다. 인터넷 선을 가위로 싹뚝 자른 것이다. 

이러한 행위로서 아빠의 권위를 드러낸다는 것이 참 창피한 일이다. 내가 여태껏 얼마나 딸에게 알아먹히는 말을 하며 살아왔느냐를 생각하면 참 반성이 된다. 

딸은 바야흐로 사춘기에 접어들었다. 이제 중 1년생이면 스스로 생각할 나이이기도 하다. 대충 이 나이 때에는 부모로부터 독립을 꿈꾸지 않나? 딸은 부모의 말에 토시를 붙이는 것이 점점 늘더니 끝내는 부모가 아무리 합리적인 이유를 갖다 붙여도 자신의 생각과 틀리면 납득하려고 하지 않는 습성을 보여준다. 딸이 나에게 반항하듯이 말대꾸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일지도 모른다. 언제 어떠한 꿍꿍이를 품고 있다가 느닷없이 뒤통수를 치는 깜짝 놀랠 짓을 저지르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딸에게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하는 것은 매우 귀찮은 일이다. 나는 순간적으로 황당하면서도 매우 기분이 나빠 지금은 조금 후회하는 짓, 즉 인터넷 선을 자르는 짓을 해버렸다.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나? 지금 다시 인터넷 선을 사서 연결하는 것도 문제다. 일단 저지른 것이고 다시 인터넷을 연결한다면 아빠의 권위는 뭐가 되겠는가. 인터넷이 없으면 오히려 삶이 윤택해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도 있다.

나도 이제 자녀 교육을 위해서 집에서는 인터넷을 전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물론 자녀 교육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차라리 집에서 인터넷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많이 있을 것이다. 잘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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