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에 대한 공급의 힘

우리나라 주택시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주택가격에 대해서 수요보다는 공급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우리의 땅덩이는 좁다. 정부는 전통적으로 강한 규제를 통해서 택지공급량을 제한해 왔다. 정부의 정책에 따라 주택공급량이 좌지우지되었다는 점이다. 

다만 각종 도시개발사업을 통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서 노력해왔지만 여전히 국민이 편안하게 살 수 있을 정도로까지는 주택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주택생산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구증가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인구의 증가율이 높지 않고 특히 주택의 주 수요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활동인구 자체가 최고조에 다다른 상태이며, 20-30년전의 저출산 현상에 따라 결혼하는 연령대가 많이 줄었다. 즉 주택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이다. 반면 공급측면에서 볼 때 건설을 위한 각종 장비와 기자재가 충분히 갖추어져 있고, 수많은 건설업체가 설립되어 주택건설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충분히 쌓았다. 또한 최근 정부에서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여러 시책을 펼치면서 덩달아 부동산 공급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최근 들어와서는 주택생산능력이 부족하다고 보기 어렵게 되었다. 다만 건설업체의 입장에서는 주택수요를 봐가며 자신의 수익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 주택공급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런데 개별 건설업체는 각자가 자신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올리는 활동을 하게 됨에 따라 매년 일정한 양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가 좋을 때에는 분양량을 늘리고 경기가 좋지 않을 때에는 분양량을 줄이게 된다. 

물론 주택에 대한 수요는 인구증가속도에 따라 대체적으로 일정하고, 그 경제적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소득도 일정한 수준에서 증가할 뿐이다. 즉 수요는 급격하게 변동하지 않은 데에 비하여 주택의 공급은 최근 들쭉날쭉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주택의 공급이 줄어들면 주택가격이 올라가고, 주택공급이 늘어나면 주택가격이 내려가는 패턴을 반복하게 된다. 

최근 들어 주택의 수요보다는 주택공급이 부동산경기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