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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란 항목을 추가한 이유는?

Posted by 약간의여유
2014. 8. 29. 14:41 이야기

이 블로그는 마치 일기와 같다. 

그런데, 일기는 한계가 있다. 내에 관해서 써야 하는데, 나는 별 다른 재미있는 일을 날마다 경험하는 사람이 아니다.

마치 다람쥐 체바퀴 돌 듯한 생활을 반복할 뿐이다. 

블로그를 한 번 재미 있게 하려고 생각하니까 그래 거짓을 지어내는 것도 재미 있늘 것 같다는 생각이다.

거짓과 진실, 이 둘은 서로 상반되는 것 같으면서도 거짓 속에도 진실이 있고 진실 속에도 거짓이 있기 마련이 아닌가도 생각한다. 

즉 둘 사이의 경계를 확정짓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그런데 소설이라는 항목이라고 해서 진짜 소설이 아니라, 내 상상의 일기라고 봄도 타당하다. 

나는 소설가가 아니다. 사실 소설책을 읽은 것도 몇 권 되지 않는다. 소설책을 많이 읽고 문예적인 글쓰기에 익숙한 사람만이 소설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초등학교(당시에는 국민학교였다) 6학년 당시에 썻던 일기를 읽어 본 적이 있다. 

참 그 당시의 나는 지금 초등학교 2학년 수준밖에 되지 않는 글쓰기 실력을 갖고 있었다. 맞춤법도 엉망이고 띄어쓰기도 엉망이었다. 문장도 문법에 맞지 않았다. 주어와 서술어가 맞지 않고, 문장과 문장도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 일기는 재미가 있었다.

그 일기책을 몇 달 전 지금 6학년인 내 딸이 읽으려고 하는 거였다. 나는 참 창피했다. 평소 온갖 잘난 체를 하던 아빠의 초등학교 6학년 때의 글쓰기 실력이 아주 형편 없는 것을 들켜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기를 읽고 있는 딸 아이에게서 형편없는 일기장을 낚아채는 것은 더욱 창피한 행동인지라 어쩔 줄을 몰랐다. 

그렇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다지 글재주란 없었다. 단지 대학에서 행정고시 주관식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공부한 것 뿐이다. (당시 학과 과정상으로는 대학교 입학과정까지 도무지 글쓰기로 평가받는 것은 없었다)  그런데 행정고시의 주관심 시험이란 책을 읽고 암기한 것은 그냥 읊어내어 문자로 옮기는 것이 전부다. 도통 글쓰기란 제대로 배운 적도 활용한 적도 없다. 

그런데 한국 사람이라면 말을 할 수 있고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글 쓰기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양에서는 최초의 문학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일리아드 오디세이는 지금도 그 어떤 문학작품도 뛰어넘지 못하는 위대함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최초의 문학작품을 기록한 사람은 그 전에 문학작품을 읽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단지 말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을 것인데도, 처음부터 위대한 문학작품을 남겼던 것이다. 

나의 이 소설 항목은 작문실력이 초등 2학년 수준에도 못미치는 6학년생의 읽기장와 같은 유치찬란함이 깃들이고 이러한 유치함에 재미를 느끼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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