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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에이, 미국 자동차 여행에서는 빠질 수 없는 서비스

Posted by 약간의여유
2021. 6. 1. 09:55 요즘뭘하고

미국에서 2년간 유학했던 지가 벌써 10년 넘게 지났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때가 인생의 황금기였던 것 같다.

유학을 하면서 많은 공부를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미국 유학을 하면서 공부만 했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일 테고, 자주 여행을 다녔다. 나는 덴버에서 콜로라도 주립대에서 공부를 했는데, 당시 같은 지역 유학생의 권유로 트리플 에이(AAA: American Automobile Association)에 가입했다. 

 

트리플 에이에 가입하면 자동차 여행에 필수품인 지도를 쉽게 얻을 수 있었다. 물론 가입비가 1년에 몇 십 불 들기도 하지만, 여행을 다니다 보면 본전은 뽑고도 남았다. 특히 자동차에 휘발유가 떨어지면 전화를 하면 무료 급유를 받을 수 있다고 했으니 가입한 것만으로도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나는 길에서 휘발유 부족으로 멈추어야만 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트리플 에이의 서비스를 받지 않았다. 일종의 보험 개념이니까 일단 가입하는 것이 낫다. 

 

물론 트리플 에이 입장에서는 생색을 내면서도 실제적으로 비용은 얼마 들지 않는 서비스였을 가능성이 크다. 도로 한복판에서 휘발유 부족으로 멈춰 서는 자동차가 얼마나 되겠는가? 하지만 미국은 광대하고 주유소가 상당히 먼 거리마다 띄엄띄엄 있기 때문에 연료가 바닥나서 간당간당한 상태로 주유소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얼마나 조마조마했던지....

 

미국에서는 원없이 자동차를 몰아봤다. 하루에 18시간 이상 운전했던 적도 많았는데, 아마도 그렇게 운전하면서 여행을 다니는 민족은 한국인밖에 없을 것이다. 당시 덴버에서 함께 유학하던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미국에 온 김에 뽕을 뽑겠다는 심정으로 밤잠을 설쳐가며 여행을 다닌다곤 했다. 새벽부터 일어나 저녁 늦게까지 여행을 다니다 보면 피곤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봐야 할 것을 봤다는 뿌듯함을 느끼곤 했다.